불확실성 커진 원유 시장…유가 전망은

입력 2022-12-0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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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하루 200만 배럴 감산 유지
EU·G7,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 착수
사우디 가격 방어·중국 '제로 코로나’ 완화에 유가 상승 전망
BoA, 내년 브렌트유 110달러 전망
경기침체 불안, 유가 상승 억제하는 강력한 변수

▲사진출처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원유시장이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서방사회는 5일(현지시간)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에 착수했다. 하루 전,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는 기존 감산 방침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공급 차질 요인이 쏟아지면서 유가를 밀어 올리는 가운데 중국 경제활동 재개 여부와 세계 경기침체 규모가 향후 원유 시장의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글로벌 원유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OPEC+는 4일 회의에서 하루 20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한 10월 결정을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전 세계 원유 생산의 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압박에도 산유국들이 감산 방침을 고수한 것이다.

OPEC+의 결정은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이 합의한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서구권 국가들은 가격 상한제에 따라 배럴당 60달러(약 7만7600원)가 넘는 러시아 원유에 대해 운송과 보험 서비스를 금지한다. 러시아 우랄산 원유 가격은 4일 배럴당 64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서방의 제재에 맞서 러시아는 가격 상한제에 참여하는 국가에 원유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향후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러시아산 원유 수출량이 하루 최대 1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가는 수급 우려 전망에 5일 아시아시장에서 오름 폭을 확대했다. 내년 1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 모두 2%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선 산유국 감산을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90달러 선에서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사우디는 중국의 수요 회복 정도를 지켜본 뒤, 추가 감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OPEC+는 내년 6월까지 회의 일정이 없지만,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전략을 버리고 방역 완화에 속도를 낼 것을 시사했다. 이 또한 원유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블룸버그통신이 설문 조사한 전문가 16명 가운데 9명은 중국 경제활동 재개 시점이 예상보다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즈호증권의 세레나 저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이미 제로 코로나 전략에서 빠져나왔다고 보고 있다”며 “대신 감염률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고점을 더 높게 잡는 전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1달러를 찍고 내년 11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가격보다 28% 더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는 물론 리비아,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 다른 산유국의 공급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BoA는 100만 배럴의 원유 수급 변동이 있을 때마다 가격이 배럴당 20~25달러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생산이 급격하게 감소하면 재고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수요를 낮춰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가격이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계 경기침체 우려는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강력한 하방 요인이라고 BoA는 지적했다. BoA 분석에 따르면 과거 글로벌 경기침체 기간 하루 평균 64만 배럴의 원유 수요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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