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이어 수협도 희망 퇴직
NH농협은행에 이어 SH수협은행도 희망퇴직에 돌입하면서, 연말 은행권이 희망퇴직을 본격화했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의 호실적과 신규 채용 규모 확대 등으로 희망퇴직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SH수협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심사에 들어갔다. 올해 SH수협은행 희망퇴직 신청 가능 조건은 전 직급 15년 이상이다.
같은 기간 NH농협은행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NH농협의 희망퇴직 대상자는 전 직급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 중 만 40세 이상(1982년 12월 31일생)부터 만 56세(1966년 1월 1일~12월 31일생)인 직원이다.
KB국민은행도 희망퇴직과 관련해 이달 노사간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가 전달한 희망퇴직안을 사측이 검토 중으로, 이달 중 논의를 마치면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인 내년 1월 초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에는 희망퇴직 관련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비슷한 시기에 희망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연말 은행권의 희망퇴직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이 올해 사상최대 이익을 실현하면서 보상안 규모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실제 NH농협은행의 특별 퇴직금은 월평균 임금의 20개월~39개월 치로, 지난해 20개월~28개월 보다 금액이 커졌다.
SH수협도 최대 37개월 치를 퇴직금으로 지급하고 창업지원 대출이나 자기계발비도 개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신입 채용을 대거 늘렸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하반기 1000명에 달하는 신입 직원을 채용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입직원 채용과 명예퇴직 규모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인건비 측면을 고려하면 명예퇴직 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 노조에서도 희망퇴직 규모를 늘리는 것에 크게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은행의 경우 인사적체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오히려 희망퇴직을 통해 인사적체를 해소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희망퇴직자들의 수도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20년 초 1700여 명이었던 5대 은행 희망퇴직자 수는 지난해 초 2000명대를 넘어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반길 수는 없지만, 그래도 희망퇴직 조건이 개선되면서 과거처럼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면서 "사측이 어떤 조건을 내걸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