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TC, MS ‘90조’ 액티비전블리자드 빅딜에 제동...반대 소송 제기

입력 2022-12-0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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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올해 1월 합병 계획 발표...90조 원 ‘빅딜’
내년 6월까지 M&A 절차 완료 하려던 계획 차질

▲마이크로소프트(MS) 로고 너머로 액티비전블리자드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TC는 이날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가 시장 경쟁을 해칠 수 있다며 양사 합병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 제기는 FTC의 4명의 위원 중 3명의 찬성으로 진행됐다. 찬성표를 던진 위원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홀리 베도자 FTC 경쟁국장은 성명에서 "MS는 이미 경쟁 게임사에 게임을 제공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막을 것임을 보여줬다"면서 "MS가 업계에서 선두주자 업체를 인수, 이를 이용해 역동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시장의 경쟁을 해치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가 보유한 유명 게임을 소니나 닌텐도 등 다른 비디오 콘솔 게임 경쟁업체에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FTC는 소장에서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전인 2021년에도 게임 개발사 베데스다 소프트웍스를 보유한 제니맥스미디어를 인수해 이미 시장의 경쟁에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특히 MS가 유럽 반독점 당국에 약속한 것과 달리 자체 플랫폼 전용 버전으로 인기 게임 '스타필드'와 '레드폴'을 포함한 베데스다의 여러 게임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FTC는 이어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의 블록버스터 게임들을 손안에 넣게 되면 경쟁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수단과 동기'를 모두 가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MS는 올해 1월 액티비전블리자드를 현금 687억 달러(약 90조6840억 원)에 사들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규모로 보면 MS 설립 이래 최대 규모 빅딜이다.

당초 합병 절차가 2023년 6월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각국의 반독점 조사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차질이 생겼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은 이미 영국과 유럽연합(EU)에서도 반독점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MS는 즉각 반발했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사장은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가 오히려 시장 경쟁을 확대하고, 게이머들과 게임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미스 부사장은 "우리는 처음부터 FTC에 타협안을 제시하며 당국의 우려에 대해 대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한 완전한 확신이 있으며, 법정에서 우리 의견을 제시할 기회에 대해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아마존 저승사자'로 불리는 리나 칸이 이끄는 FTC는 빅테크 기업이 대규모 빅딜을 통해 성장하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FTC는 지난해 12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400억 달러 규모의 영국 ARM 인수에 제동을 거는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이를 계기로 양사 합병은 좌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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