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 주식·채권 동반 매수 vs 내국인 해외 주식·채권 매도
환율급등에 은행 환투자 손실…파생금융상품 20.2억달러 급증 ‘2년7개월만 최고’
경상수지가 소폭이나마 흑자를 기록하며 2개월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서비스수지가 운송지급 감소로 석달만에 흑자로 돌아선데다, 본원소득수지도 해외배당이 줄며 흑자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반면, 수출부진 여파로 상품수지는 한달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과 채권을 동반 매수한 반면, 내국인은 해외 주식과 채권을 동반 매도해 대조를 이뤘다. 원·달러 환율급등 여파로 은행을 중심으로 선도형 달러매도 포지션에 손실이 발생하면서 파생금융상품은 2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8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8월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이후 두달연속 흑자를 이어간 것이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5.7% 감소한 52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16.4%)와 화공품(-13.4%)이 감소세를 주도했다. 수입은 9.9% 증가한 591억8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원자재(9.9%), 자본재(10.9%), 소비재(7.9%) 모두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5000만달러 흑자로 석달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운임료 하락과 1회성 요인이 맞물리면서 운송 수입보단 지급이 더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같은기간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년동월비 61.7% 떨어졌다.
본원소득수지는 22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7월(22억7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다. 해외투자가 늘면서 수입은 이자를 중심으로 늘어난 반면, 대외 지급은 배당을 중심으로 더 크게 줄었던데 기인한다.
올들어 10월까지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49억9000만달러를 보였다. 남은 2개월간 적자전환 가능성도 있지만, 한은이 예상한 올 경상수지 흑자규모 250억달러 달성은 어느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과 임인혁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글로벌 성장세 둔화, IT(정보통신) 경기 하락, 높은 에너지가격 수준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며 “한은의 연간전망 달성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다만 산술적으로 남은 2개월간 균형정도면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투자 부문을 보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5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주식(23억1000만달러)과 채권인 부채성증권(12억4000만달러) 모두 늘었다. 주식은 한달만에, 채권은 두달연속 투자에 나선 것이다. 반면,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15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주식(-3억달러)과 채권(-12억6000만달러) 모두 줄었다. 주식은 두달연속 채권은 5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외국인은 영국의 금융불안 진정과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 속도 완화기대로 국내에 투자한 반면, 내국인은 주가 반등과 원·달러 환율 급등에 주식에서는 차익실현을, 채권에서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한 때문이다. 실제 10월중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2.5%(전년동월대비 20.6%) 상승한 1426.66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3월(1461.98원) 이후 13년7개월만에 최고치다.
파생금융상품은 20억2000만달러 증가해 2020년 3월(28억3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환율급등에 은행이 선도형 상품인 달러매도 포지션을 청산한 때문이다. 파생금융상품 부문은 청산으로 손실이 확정되면 부채가 감소하면서 순자산이 늘어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