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항공사 주가, 평균 22.46% 상승
화물 수송 실적 및 운임 감소세는 부정적 요인…中 리오프닝 영향 주시
11월 국제선 여객 수송 실적이 크게 늘어나면서 항공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행에 대한 관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 중인 만큼 항공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대내외 변수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8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11월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 실적은 268만 명으로 지난해 11월 대비 623.4%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동월의 48.1% 수준이다.
주요 노선별로는 일본 노선이 전년 대비 3311% 증가했고, 동북아(1520.8%), 동남아(+1370.2%), 대양주(620.5%), 유럽(268.2%), 미주(214.0%), 중국(87.2%), 중동(87.0%) 순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입국 규제가 완화한 일본과 동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제선 수요를 회복하는 양상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부터 기존 입국 규제를 유지했던 동아시아 국가들의 방역 완화가 본격화했다”며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말에는 한국의 국제선 여객 운항 횟수가 2019년 12월의 60% 수준까지 회복할 전망”이라고 했다.
여객 운송 실적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항공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항공사들의 주가는 평균 22.46% 올랐다.
특히 LCC가 일본 여행 재개에 따라 주목받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항공 시장에서 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은 노선”이라며 “(일본 여행 재개는)일본수요의 회복만 기다려온 저비용항공사들에는 자본잠식 우려를 극복하고 흑자전환을 앞당길 기회”라고 설명했다.
유가와 환율도 웃어주고 있다. 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내년 1월물 가격은 0.8% 내린 배럴당 71.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12월 22일 이후 최저치다. 항공유 가격도 3분기 대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역시 3분기 대비 하락하면 유류비, 정비비 등 외화지급성 영업 비용 감소와 외화환산손실 등 영업외비용 감소로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와 LCC 결손금 감소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객 실적은 늘었으나 화물 수송 실적과 운임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어 항공업 전망을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11월 화물 수송 실적은 23만3000톤으로 전년동월 대비 17.4% 줄어들었다. 지난 5월 ㎏당 9.69달러였던 북미-홍콩 노선 항공 화물 운임은 11월 ㎏당 6.49달러로 대폭 하락했다.
박성봉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둔화로 항공 화물 수요가 둔화했다. 항공 화물 자체 수요둔화와 함께 컨테이너선 수요 둔화의 부정적인 영향과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에 따른 밸리카고 공급 확대가 항공 화물 수요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컨테이너선 스팟 운임이 최근 6개월 연속으로 하락한 상황이므로 항공 화물 수요 감소와 운임 하락 추이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나서는 등 리오프닝이 임박한 가운데 화물 운임과 실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으로 단거리 노선 회복은 분명 긍정적”이라면서도 “경기 지표인 화물 진정세 지속 여부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항공업에 대한 투자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박수영 연구원은 “중국 항공사들의 화물공급량 수치(AFTK)는 2019년 대비 30~40%가량 줄었다”며 “향후 여객 공급 회복 시 AFTK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한다. 그렇게 되면, 대한항공의 화물 고운임을 지탱했던 항공 화물 시장 수급 불균형 문제도 해소되며 운임 하락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