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장폐지 사태의 영향이 게임업계를 흔들면서 P2E(Play to Earn)를 외면했던 게임사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P2E와 거리를 뒀던 게임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게임업계 맏형인 넥슨은 가상자산, 블록체인 등의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도 P2E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넥슨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스탬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넥슨은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과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활용하는 큰 흐름에는 동참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NFT 중심의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NFT 기반 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게임의 방향성을 P2E로 설정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도 게임에 NFT, 블록체인을 접목하면서도 P2E 모델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앞서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초 “P2E 게임이라는 개념을 NFT, 블록체인 게임과 혼동하는 현상이 심각하다”며 “저희는 NFT·코인 투자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모델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위메이드를 필두로 P2E 바람이 강하게 불 때는 이들의 선택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왜 P2E 게임을 개발하지 않느냐는 투자자 질의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제는 하지 않아서 잘됐다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역설적으로 P2E에 손대지 않았던 이들은 호실적을 거뒀다. 넥슨은 올 3분기 매출액 975억 엔(약 9426억 원), 영업이익 315억 엔(약 3049억 원)을 기록하면서 단일 분기 역대 최고 매출 등을 달성했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연결 매출액 6042억 원, 영업이익 14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50%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반대로 P2E 게임에 적극적이었던 게임사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넷마블은 ‘마브렉스(MBX)’, 카카오게임즈 ‘보라(BORA)’, 컴투스홀딩스 ‘엑스플라(XPLA)’, 네오위즈홀딩스 자회사 네오플라이는 ‘네오핀(NPT)’ 등 가상자산을 발행해 유통 중이다. 이들은 이를 활용해 P2E 게임 개발ㆍ발표 등을 추진했다.
장경필 쟁글 연구원은 "위믹스 상장폐지로 코인 투자자들이 이탈하게 될 경우 블록체인 P2E 게임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각 게임사별로 추구하는 전략과 운영 방법이 달라 완전히 유사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P2E 신작 개발, 발표 등 일정에 다소 변화가 있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