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1등급 93% '미적분·기하' 선택 …국어 1등급 '언어와매체' 72% 차지
문·이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2년 차인 올해 국어·수학 영역 최상위권은 주로 이과생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과생이 대학 인문사회계열에 교차 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이 더욱 거셀 전망이다.
11일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87개 고등학교 수험생 2만6000명의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 수학 영역 1등급을 받은 학생 중 93.45%는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했다. 통상 대학들이 자연계열 모집 때 미적분이나 기하 성적을 요구해 이 과목은 주로 이과생이 치른다. 지난해에도 수학 1등급 가운데 미적분·기하 선택 수험생이 94.20%를 차지했다.
국어 영역 1등급에선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수험생이 85.58%였다. 지난해 70.88%보다 15%포인트 가까이 오른 수치다. 언어와 매체도 이과생 선호도가 높은 과목이다.
종로학원이 올해 수능에 응시한 고3 수험생과 졸업생 4968명 성적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수학 1등급 가운데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이 88.9%에 달했다. 지난해 추정치인 85.3%보다 3.6%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국어 1등급에서는 언어와 매체 선택 비율이 지난해 65.0%에서 올해 72.1%로 7.1%포인트 올라갔다. 입시업계는 올해 언어와 매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으로 '화법과 작문'(130점)을 앞지를 것으로 추정한다.
종로학원은 올해 수능 과학탐구 영역 응시생 가운데 언어와 매체 선택자가 전년보다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국어 최상위권도 이과생들이 독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어·수학 최상위권 모두 이과생이 차지하면서 이들이 대학 인문사회계열에 교차 지원하는 문과 침공이 지난해보다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종로학원이 지난 11월 18일부터 12월 8일 사이 수험생 49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수·탐 270점대 이상 상위권 학생 가운데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자는 27.5%로 지난해 비율(19.0%)을 크게 웃돌았다.
교차 지원 의사를 드러낸 이과생 비율은 270점대 32.0%, 260점대 28.3%, 280점대 27.5% 순으로 높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도 수능 고득점 구간대에서 교차 지원 의사가 더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과생이 수학에 유리한 구도가 그대로 나타나고, 높은 점수가 나오는 언어와 매체도 이들에게 더 쏠려 상황상 수학·국어 모두 이과생이 유리해지는 구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