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구일수록 아이 낳지 않는 비중 높아…신혼부부 대출잔액 1억5300만 원
지난해 집이 없는 '무주택' 신혼부부일수록 자녀를 낳지 않는 비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등의 여파로 신혼부부는 전년 대비 8만 쌍 넘게 감소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12일 발표한 '2021년 신혼부부 통계'에서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신혼부부는 110만1000쌍으로, 전년(118만4000쌍)에 비해 7.0%(8만2000쌍) 줄었다고 밝혔다. 감소 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5년 이후 역대 최대다. 특히, 1년차 신혼부부는 1년 전보다 10.4% 급감해 1~5년차 중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이 또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신혼부부가 급감한 이유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와 인구 감소, 그리고 경제·문화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차진숙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신혼부부는 통계를 작성한 2015년 이후부터 계속 감소해왔다"며 "혼인을 많이 하는 30대 인구가 많이 줄고 있어 인구 구조의 영향도 있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한창이었기 때문에 코로나의 영향도 있었다. 여기에 경제·문화적 요인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집이 있는 신혼부부일수록 출산·양육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59.9%로, 무주택 부부(50.1%)보다 9.8%포인트(p) 높았다. 즉, 주택이 없는 신혼부부일수록 자녀를 갖지 않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주택이 없는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었던 부부는 49.9%로, 1년 전(48.9%)보다 1.0%p 늘었다.
평균 자녀 수를 보면,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경우 0.73명으로 무주택 부부(0.60명)에 비해 0.13명 많았다. 특히, 소유 주택이 많을수록 자녀가 있다는 비중이 늘어났는데, 주택 소유가 1건일 때 자녀가 있는 경우는 59.2%, 주택소유가 2건 이상인 다주택자의 경우 자녀가 있다는 응답은 63.9%였다.
또한, 맞벌이 부부일수록 아이를 낳지 않는 비중도 높았다. 맞벌이 부부 중 자녀가 있는 부부의 비중은 49.6%로, 외벌이 부부(60.5%)보다 10.9%p 낮았다. 맞벌이 부부의 평균 자녀 수도 0.59명으로 외벌이 부부(0.74명)에 비해 0.15명 적었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는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49.1%로,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의 유자녀 비중(62.1%)보다 13.0%p 낮았다.
초혼 신혼부부의 지난해 연간 평균소득 6400만 원으로, 전년(5989만 원)보다 6.9% 증가했다. 소득구간별로 보면 '5000만~7000만 원 미만'이 22.4%로 가장 많았고, '3000만~5000만 원 미만'(22.0%), '7000만 원~1억 원 미만'(20.2%) 등이 뒤를 이었다. 초혼 신혼부부 중 맞벌이 부부의 평균소득은 8040만 원으로 외벌이 부부(4811만 원)의 1.7배에 달했다.
초혼 신혼부부 중 대출잔액이 있는 부부는 전체의 89.1%로, 전년보다 1.6%p 상승했다.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530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5.4% 증가했다. 특히,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8575만 원으로, 무주택 부부(1억3000만 원)보다 약 1.4배 높았다. 신혼부부가 내 집 마련을 위해 대출 부담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바면, 지난해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신혼부부 중 1명이라도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신혼부부는 1년 전보다 0.1%p 하락한 42.0%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