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울린 모로코, 어디까지 갈까?
모로코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이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 진출에 성공한 건데요.
1970년 멕시코 대회에서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은 모로코는 6번째 출전 만에 4강 출전국이 됐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하늘에서 떨어진 운이 아닙니다.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모로코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조별리그부터 현재까지 총 5경기에서 단 1골만 실점하는 완벽한 수비력을 자랑합니다. 그 골도 캐나다전에서 아쉽게 허용한 자책골이었죠. 상대의 공격에 직접 골을 내준 적은 없습니다.
조별리그에서는 벨기에, 캐나다, 크로아티아와 겨뤄 2승 1무로 조 1위로 16강에 올랐고요. 16강에서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눌렀습니다.
8강은 더 극적이었는데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는 포르투갈을 1-0으로 제압했습니다. 포르투갈은 볼 점유율에서는 앞섰지만, 모로코의 촘촘한 두 줄 수비는 뚫지 못했습니다.
모로코는 기회가 보일 때마다 포르투갈의 골문을 겨냥했습니다. 그러다 전반 42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누사이리가 번쩍 뛰어올라 골망을 향해 머리를 밀어 넣었습니다.
후반 48분 왈리드 체디라(SSC 바리)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에도 한 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4강에 진출했는데요. 포르투갈은 모로코와의 8강전에서 전반 골을 내준 뒤 맹공을 퍼부었지만, 무위에 그쳤고 후반 교체 투입된 호날두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을 마무리했습니다. 경기장을 뒤로한 호날두는 서럽게 눈물을 터트리기도 했죠.
모로코도 이런 경기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골이 터지고 승리가 확정돼도 선수들은 맘껏 기뻐하지 못했는데요. 아니 어떻게 이 기쁨을 표출해야 하는지 모르는 눈치였죠.
대부분의 멋진 경기 후에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엎드려 절을 하거나, 누워있었습니다. 골을 넣은 선수조차 하늘 위로 팔을 뻗은 채 원을 그리며 그저 그라운드를 돌아다닐 뿐이었습니다.
승리를 즐긴 건 팬들이었는데요. 모로코팬들은 북소리에 맞춰 손뼉을 치며 경기장 분위기를 달궜습니다. 마치 ‘천둥 박수’ 같은 엄청난 소리로 경기장을 지배하는 듯했죠. 모로코의 4강 진출에 더한 함성으로 승리를 즐겼습니다. 선수들의 그라운드 인사 때는 깃발을 흔들며 자축하기도 했고요.
승리의 최대공헌자로 꼽히는 골키퍼 ‘야신 보노’를 향한 관심도 뜨겁습니다. 그는 현재 프리메라리가 세비야FC에서 활약하고 있는데요. 195cm의 큰 키와 민첩한 반응으로 모로코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죠.
야신 보노의 선방 쇼는 스페인과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빛을 발했는데요. 야신 보노는 첫 번째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갔던 골에도 정확히 슈팅 방향을 예측했고요. 이후 두 번째와 세 번째 키커의 슈팅을 연속으로 막아냈습니다. 스페인의 기를 꺾은 그의 활약에 힘입어 모로코 선수들의 페널티킥이 성공하며 8강에 올랐죠.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야신 보노를 향한 유명 클럽들의 오퍼가 쇄도하고 있는데요.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르기까지 익숙한 클럽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모로코는 4강에서 지난 대회 우승국인 프랑스를 만납니다. 최고 이변국과 디펜딩 챔피언의 만남에 관심도 뜨거운데요. 특히 프랑스 야신이자 손흥민의 소속팀 동료 위고 요리스(토트넘 홋스퍼)와 야신 보노와의 수문장 맞대결이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꼽히죠.
모로코와 프랑스의 4강전은 15일(한국시간) 오전 4시 카타르 알코르의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킥오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