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유예생 늘고 플랫폼 노동 종사자 급증
코로나19로 인해 대졸자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졸업유예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과 계열 대졸자의 경우, 이과 계열에 비해 고용률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1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의 사회동향 2022'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각계 전문가가 우리 사회의 변화 양상을 한국의 사회지표와 국가승인통계 자료 등 통계를 활용해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분석한 '코로나19 시기 대학 생활과 졸업 후 취업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학사학위를 취득한 일반대 졸업유예생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만3241명에서 2021년 1만9016명으로 43.6%(5775명) 급증했다.
전문대 졸업유예생도 같은 기간 202명에서 340명으로 68.3%(138명) 증가했다. 전공별로 보면, 전문대 자연계열과 일반대 의약계열을 제외하고는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노동시장 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졸자의 취업도 힘들어졌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0월 기준 졸업생의 고용률은 일반대 기준 61.9%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10월 57.6%로 4.3%포인트(p) 하락했다. 전문대 졸업생의 고용률 또 63.5%에서 63.0%로 0.5%p 떨어졌다. 전공계열별로 보면,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고용률이 같은 기간 6.1%p 급락했고, 2021년에 들어서도 코로나19 이전 상황을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이공계열은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코로나19는 전문대졸자 등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는 계층에 악영향을 미쳤다. 일반 대졸자의 월평균 임금을 살펴보면, 일반 대졸자의 경우 2019년 208만2000원에서 2020년 211만5000원으로 임금이 1.6% 상승한 반면, 전문대졸자는 같은 기간 186만8000원에서 174만3000원으로 오히려 6.7% 하락했다.
휴학생 비율과 중도탈락률은 코로나로 인해 신입생이나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중도탈락은 자퇴, 미등록, 미복학, 학사경고, 수업연한 초과 등으로 대학을 그만두는 것을 말한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의 휴학생 비율은 2019년 대비 2021년에 1.7~2.6%p 증가했다. 이는 대학생활을 충분히 누릴 기회가 없는 상황이 계속되자 반수 준비 등을 위한 휴학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중도탈락률은 일반대에서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증가했고, 특히 최상위 대학에서 크게 늘었다. 전문대에서는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중도탈락률이 증가했으며, 일반대의 경우 인문·교육계열에서 늘었다.
코로나로 인해 배달업 등 플랫폼 노동자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정인관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플랫폼 경제의 확대와 고용 및 일의 세계 변화' 보고서에서 플랫폼 노동 종사자 규모는 2020년 22만 명에서 2021년 66만1000명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업이 급격히 성장한 영향이다. 실제로 플랫폼 노동자 중 배달·배송·운송업 종사자의 비중은 2020년 52.0%에서 2021년 76.0%로 24.0%p 급증했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두려움은 높게 나타났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펴낸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일반인 위험 인식의 주요 결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오미크론 우세화 속 코로나19 두려움'을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54.3%가 '코로나19 대유행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두렵다'고 응답했다. 61.9%는 '향후 5년 이내에 새로운 감염병이 출현할 것 같아 두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