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결혼지옥’ 부부 등장에 오은영 박사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12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지금까지 방송에 출연했던 부부들의 문제를 모두 가진 ‘저울 부부’가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같은 직장 선후배로 만난 부부는 코로나19 여파로 휴직하게 되면서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 남편이 배달대행업으로 생계를 책임지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배달 건수가 줄어 수입에 타격을 입었다고. 아내는 속눈썹 뷰티숍을 열었지만 아직은 수입이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남편은 배달대행업으로 번 돈으로 아내의 가게 운영을 지원해주고 있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아내의 소비가 과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VCR로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남편은 라면을 먹으며 허기를 달래는 반면, 아내는 점심시간에 이탈리안 식당에서 식사하고 커피숍에서 디저트를 먹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아내의 카드 결제 내역이 남편의 휴대폰으로 전송되자마자 그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따졌다. “혼자 맛있는 음식 먹어서 좋겠다”, “스파게티 먹는데 만 칠천 원이나 나오냐”고 비아냥거리는 남편이 익숙하다는 듯 아내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남편은 부부관계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부부면 (관계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안 해주는 거? 이해는 된다. 하지만 자기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감정이 격해진 남편은 “나한테 (돈을) 안 바라면 나도 (부부관계) 안 바란다”며 “네가 바라는 걸 들어줘도 (부부관계) 안 해주잖냐”고 말해 충격을 자아냈다. 그는 아내와 싸운 후 화해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뜸 잠자리를 요구했다. 아내는 “기승전 돈. 기승전 잠자리. 항상 대화의 끝은 두 가지 주제”라며 “오늘 싸웠는데 갑자기 밤에 (부부관계를) 하자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다음 날, 외출에 나선 두 사람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데이트를 즐겼다. 그러나 오붓한 시간도 잠시, 남편은 아내에게 황당한 요구를 했다. 아내를 질색하게 만든 요구는 다름 아닌 숙박업소 대실. 지켜보던 MC들도 남편의 갑작스러운 잠자리 요구에 당황했다. 칼 같은 아내의 거절에 남편의 표정은 한순간에 굳었다.
그날 저녁까지 같은 문제로 갈등이 이어졌다. 아내가 지인과 술자리 후 밤늦게 귀가하자 남편은 아내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아내가 “돈을 많이 써서 화가 났냐”고 묻자, 남편은 “돈은 쓰면서 잠자리를 가져주질 않으니 화가 났다”며 다시 한번 ‘공평’을 언급했다.
이를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웃을 일이 아니다. 두 분의 생활 속에 문제가 너무 많다. 현재까지 나온 부부 가운데 가장 문제가 심각하다”며 “다투는 내용에 아이들에 대한 의논이나 걱정은 하나도 없다. 전부 돈 얘기 아니면 잠자리 얘기다. 외람되지만 철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관계를 요구할 때 보상받듯이 하는 것도 상당히 폭력적인 방식”이라며 “당장 중단하셔야 한다”고 짚었다. 부부관계에 대해서는 두 사람이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아내에게 부부관계를 거절하는 진짜 이유에 대해 물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아내는 학창 시절 어머니의 남자친구에게 밤새 성추행당했던 트라우마를 고백하며 충격을 안겼다. 아내의 아픈 상처를 위로한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심리도 설명했다. 남편의 입장에서는 부부관계를 거부하고 경제적인 활동에 소극적인 아내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 아내의 거부에도 남편이 지속적으로 잠자리를 요구한 것은 사랑이 식은 아내에게 언젠간 버려질 거라는 두려움에 기인한 행동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게 부부관계를 거절하더라도 그 이유를 남편에게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남편도 아내의 아픔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상호 공감 능력을 키울 것을 제안했다.
한편 ‘결혼지옥’은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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