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영화입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세이사는 19만721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11월 30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9위로 상영을 시작한 영화는 개봉 12일째 되는 날 마동석 주연의 ‘압꾸정’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2위까지 순위 상승했다.
당초 199개 소규모 스크린에서 상영을 시작한 영화는 현재 390개 관에서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개봉일부터 함께 상영한 상업영화 '올빼미'가 1200여 개 관, '압꾸정'이 1200여 개 관을 나눠 가져가면서 운신의 폭이 좁았음에도 2주 동안 상영 규모를 두 배까지 늘렸다.
오세이사는 잠이 든 순간 이전까지의 기억을 잊어버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소녀 마오리(후쿠모토 리코)가 일기에 쓰여진 소년 토루(미치에다 슌스케)의 존재를 알게 되며 시작되는 청춘 로맨스다.
국내 영화 시장에서 일본 로맨스물이 주목을 끄는 건 흔치 않은 일이지만, 오세이사처럼 원작 소설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경우 영화화된 작품이 관객의 선택을 끌어내는 사례는 종종 있어왔다.
일본에서만 250만 부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진 스미노 요루의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영화화한 동명의 작품이 2017년 국내 개봉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4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역대 일본 로맨스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썼다.
오세이사는 이치조 미사키 감독의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로 연출했다. 2021년 원작 소설이 국내 출간됐는데, 40만 부를 판매하며 하반기 외국소설 1위에 오르는 등 독자의 꾸준한 선택을 끌어냈다.
영화 버전에서는 로맨스를 나누는 주인공 후쿠모토 리코, 미치에다 슌스케 뿐만 아니라 친구 이즈미 역의 후루카와 코토네도 주목할 만하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에게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안긴 ‘우연과 상상’에 모습을 드러내 자유분방한 연기를 선보이며 눈길을 끈 배우다.
수입은 미디어캐슬이 맡았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날씨의 아이’, ‘너의 이름은.’ 등 국내에서 흥행한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전문적으로 선보여왔다.
강상욱 미디어캐슬 대표는 “원작 소설이 한국에서 40만부 팔린 만큼 기본적인 인지도가 있다는 점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당시와 비슷했다"면서도 "작품 타깃을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청소년 층으로 생각하고 그들 눈높이에 맞춰 더현대서울, 지하철 등에 벽보 광고를 펼친 점"을 꼽으며 마케팅 측면의 효과를 짚었다.
또 "동시기 개봉한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본즈 앤 올'은 시국 자체가 조금은 다운돼 있는 때에 보기에 너무 무거웠고, 대만 영화 '너와 사랑하는 시간'은 거의 비슷한 소재이지만 완성도는 좀 낮았던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로맨스 영화가 필요한 시기적인 부분을 잘 탔다고 본다"고 흥행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