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으로 활약했던 김진수(30·전북)가 월드컵 비화를 전했다.
15일 오후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는 김진수와 송민규(23·전북)가 게스트로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김진수는 월드컵 일정이 마무리된 후 딸과 함께 키즈카페에 갔다며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 사인해달라고 하거나 사진 찍어 달라고 하니까 아이가 신기해한다”고 밝혔다.
예비 선수로서 벤치를 지킨 송민규는 “선수로서 월드컵이란 무대에서 단 1분이라도 뛰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벤치에서 제 역할을 다한 것 같다”며 “형들이 기쁠 때 같이 기뻤고, 슬플 때 같이 슬펐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이달 3일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거둔 역전승을 언급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경기가 종료되고도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를 간절히 기다렸다. 결국 한국은 다득점으로 우루과이에 앞서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김진수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우는 선수들이 많았다. 손흥민은 흥분하지 말라고 해놓고 제일 먼저 울었다. 저도 울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민규는 “휴대폰 두 개로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중계를) 봤다. 제가 30초 남았다고 하니까 다들 흥분하지 말라고 했다. 그 얘기를 하다가 휘슬이 울렸다”며 “저는 안 울었다. 너무 기뻐서 웃음만 나왔다”고 말했다.
김진수는 가나전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퇴장당한 사건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8일 가나와의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벤투 감독은 마지막 코너킥 기회를 주지 않고 경기를 끝낸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하다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이 장면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경기 중 옐로카드를 받은 김영권의 경고 누적을 피하기 위한 벤투 감독의 전략이라는 추측이 제기된 바 있다.
김진수는 당시 김영권(32·울산)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해 카드를 받을 뻔했다면서 “그때 경기장에선 감독님이 왜 화가 나셨는지 잘 몰랐다”며 “분하긴 하지만, 그렇게 분노하시는 걸 처음 봐서 의아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 이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벤투 감독에 대해 “운동장과 운동장 밖에서 구분 잘하시는 분”이라며 “운동장에 있는 선수가 실수한다고 해서 그 선수에 대한 평가가 금세 달라지지 않았다. 제가 생각할 때 벤투 감독님은 너무나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로 떠나기 전) ‘지금까지 같이 뛴 선수 중 여기 있는 선수들이 가장 자랑스럽고, 함께 해서 행복했다’고 말씀해 주셨다”며 “그때 다 같이 울었다”고 덧붙여 뭉클함을 안겼다.
한편 카타르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이 종료된 벤투 전 감독은 13일 조국 포르투갈로 출국, 한국 축구와 4년 4개월 동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