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동경주농협이 고금리 적금 특판 상품을 판매했다가 거액이 몰리며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동경주농협은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 파산에 이를 수 있다며 계약 해지를 요청하고 있다.
15일 동경주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비대면으로 연 8.2% 금리의 적금을 특판한 결과 9000억 원이 몰렸다. 애초 100억 원 정도 목표를 세웠으나, 비대면 계좌 개설을 차단하지 못하는 바람에 90배에 달하는 자금이 모인 것이다.
이 특판 상품에 따른 1년 이자 비용은 수백억 원에 이른다. 자산 1670억 원의 소규모 단위농협인 동경주농협은 이자를 부담 때문에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동경주농협은 15일까지 해지하는 고객의 경우 지난달 25일 비대면 신규 적금 가입분 납입액에 대해 애초 가입약정이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이후 해지 분은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15일 오전까지 해지된 금액은 약 4100억 원으로 아직 4900억 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경주농협은 거듭 “15일까지 해지를 간곡히 부탁드리며 한순간의 실수가 파산으로 이어지지 않게 고객의 깊은 배려를 부탁드린다. 죄송하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지역농협이 고금리 적금 특판 상품을 내놨다가 거액의 자금이 한꺼번에 몰리자 고객들에게 계약 해지를 요청하는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앞서 경남 남해군의 남해축산농협도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연 10.25%짜리 특판 적금 10억 원을 모집하려다 실수로 온라인에서 상품이 판매되면서 1000억 원 이상이 몰렸다. 조합 측은 가입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적금 해지를 요청했다.
제주 사라 신협과 합천농협 또한 각각 연 7.5% 특판 자유적립식 적금(12~23개월 만기)과 연 9.7% 특판적금을 출시했다가 항복을 선언했다. 최대가입금액이 없고 비대면으로 계좌개설이 가능하면서 예금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