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언론 인터뷰로 동생의 무자본 인수‧합병(M&A) 범죄를 도와준 혐의로 기소된 이정훈(55) 전 강동구청장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6일 자본시장법 위반 방조 혐의로 이 전 구청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법원에 따르면 이 전 구청장은 2017~2018년 자신의 동생 등이 코스닥 상장 게임회사 ‘와이디온라인’ 주식을 냉장고 판매업체 ‘클라우드매직’ 자본으로 인수한 것처럼 꾸며 200억 원대 부당이득을 취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실제 매수 자금은 사채업자들의 돈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클라우드매직은 이 전 구청장이 서울시의원 시절 대표를 맡았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화제를 모았지만, 그는 당시 명의상 대표였고 실질적인 운영자는 동생 이모(52) 씨였다.
이 전 구청장은 동생의 와이디온라인 주식 부정거래‧횡령 과정에서 클라우드매직의 자금 능력 등과 관련한 허위 인터뷰로 부정거래를 도운 것으로 파악됐다.
1심과 2심은 이 전 구청장의 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시의원이던 이 전 구청장이 ‘선출직 공무원이 게임회사를 인수한다’는 외관을 꾸며내 이를 믿고 투자한 사람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하급심 재판부는 이 전 구청장을 통한 허위 언론보도가 와이디온라인 주가 부양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봤다.
사채업자에게서 돈을 끌어와 와이디온라인을 인수하고 회삿돈을 횡령한 동생 이 씨는 징역 10년과 벌금 3억 원이 확정됐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사모펀드의 자회사를 통해 와이디온라인을 보유하다 이 씨에게 지분을 넘긴 전‧현직 임원들은 부정거래의 동기나 고의성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가 확정됐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