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부서 내년 성장률 5% 이상 목표로 대책 마련
방역 완화, 부동산 시장 활성화, 기업 자신감 확보 등에 집중
다만 현재 불확실성 고려하면 달성하기 어려울 수도
사회 안정, 재정건전성 등을 강조했던 중국 정부가 다시 성장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전략과 부동산 규제 등으로 경제가 급속도로 악화하자 정부도 정책 방향을 조정하는 분위기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허리펑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이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기도 한 허 위원은 지난 10월 말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직후 내부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 완화와 부동산 경기 부양, 기업 자신감 확보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부는 그간 규제를 강화해왔던 기술과 교육 부문 정책 재검토를 시작했고, 장기간 이어졌던 인터넷 기반 사업 수사도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한 예로 정부는 개인정보 수집 문제를 이유로 자국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켰던 디디추싱 앱을 복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재계에 우호적인 행보에도 나섰다. 지난주 저장성 관리들은 사업 지원 차 지역 사업가 대표단을 꾸려 6일간 프랑스와 독일로 떠났다. 저장성은 알리바바그룹 등 여러 대기업의 본거지다. 장쑤성과 쓰촨성 관리들도 무역 거래 확보를 위한 해외 방문을 계획 중이다.
광둥성과 안후이성 등의 정부 관계자들은 기업인들과의 대화 기회를 마련해 지원을 약속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리빙쥔 구이저우성 성장은 이번 달 지역 기업가들과 만나 “정부는 기업들이 겪는 실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걸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최근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조금씩 완화하고 있으며, 집값 하락세도 둔화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주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 경제 관련 국제기구 6곳의 수장을 초청하는 ‘1+6’ 원탁회의를 연 뒤 중국 개발과 세계 부채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리 총리는 중국을 방문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 등과 만나 경제 성장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고, 안정적인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은 계속해서 고위급 개방을 추진하고, 제도적 개방 역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 투자하고, 이곳에서 사업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이 성장을 촉진할 자신이 있다는 점을 국내외에 인식시키려는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다만 현재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내년 경제성장률 5% 이상 목표는 ‘야심찬 목표’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3%를 겨우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 이상 목표는 정부가 이념보다 경제성장을 우선하겠다는 신호이지만,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날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도 제로 코로나 영향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해 시장 전망(3.7% 감소)보다 더 나빴다. 11월 산업생산도 전년 동월 대비 2.2% 느는 데 그쳐 시장 예상(3.6%)과 전월(5%)에 못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