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디지털화 대응 나선 스타트업 약진
거시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아...허리띠 졸라매는 기업 늘어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0월 기준 전 세계에서 유니콘 기업이 약 1200개사로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격변한 소비환경에서 디지털화로 대응에 성공한 기업들이 약진한 영향이다.
기업가치 기준으로 순위를 살펴보면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 모회사 중국 바이트댄스가 1400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기록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틱톡은 짧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로 10~20대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해 기준 이용자 수가 10억 명을 돌파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지난해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특히 기업가치가 지난해 9월 말 740억 달러에서 1270억 달러로 약 530억 달러 늘면서 바이트댄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올해 3월에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인터넷망이 마비되자 스타링크의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술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펜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를 디지털화로 대응한 스타트업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영국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와 중국 패스트패션 플랫폼 쉬인(Shein)과 같은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기업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올해 시장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유동성이 급감하면서 스타트업들의 3분기 ‘메가라운드(1억 달러 이상 자금 조달)’는 전년 동기 대비 69% 급감한 296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9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에 대규모 해고와 비용 축소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스타트업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해고 관련 조사업체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올해 스타트업에서 일시 해고된 사람은 12일 기준 14만 명이 넘는다. 닛케이는 “이제 유니콘 기업도 성장성은 물론 높은 수익성이 요구되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량기업 선별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순간에 몰락하면서 스타트업 업계에 그림자를 드리운 기업도 있다. 10위에 오른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 FTX 이야기다. 한때 세계 3위 거래소였던 FTX는 11월 재무구조 부실 의혹이 불거진 지 열흘도 안 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최근에는 고객 자산 유용 혐의 등으로 샘 뱅크먼-프리드 설립자가 바하마에서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