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소비자보호 수준의 종합적인 평가를 위해 실시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 '우수' 등급을 받은 금융사가 30곳 중 단 한 곳도 없었다. 소비자피해 예방에 결함이 존재하는 '미흡' 등급은 지난해 3곳에서 올해 1곳으로 줄었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소비자보호 수준의 종합적인 평가를 위해 매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대외에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에 따르면 실태평가 시 내부통제기준과 금융소비자보호기준 등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해는 평가 시 금융위원회, 각 금융협회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금소법 내용을 반영하도록 평가기준을 개편하고, 그에 따라 평가를 했다.
평가대상은 지난해부터 회사들을 3개 그룹으로 나눠 회사별로 3년 주기로 실태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2번째 그룹 30개사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업권별로 은행 6곳, 생명보험사 8곳, 손해보험사 4곳, 카드·여전사 4곳, 증권사 3곳, 저축은행 5곳 등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평가를 진행했으나, 올해는 금융회사가 제출한 기초자료를 토대로 서면평가를 실시하고, 추가확인 및 담당자 면담이 필요한 항목 위주로 현장평가를 실시했다.
30개사를 평가한 결과 종합등급은 '양호' 3개사, '보통' 26개사, '미흡' 1개사였다. 모든 금융사가 감독당국이 제시한 내부통제기준과 금융소비자보호기준 가이드라인을 내규화하는 등 소비자보호체계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현대해상,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이 소비자보호체계 구축이 상당히 개선되는 등 비계량부문이 '양호' 등급으로 평가됐다. 다만, 사모펀드 사태, 전산장애 등에 따른 민원 증가로 계량부문에서 '보통' 평가를 받아 종합등급에서 '양호' 등급을 받은 회사 수는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신한·우리·광주·대구·수협은행, 케이뱅크)의 경우 신한은행 한 곳만 '양호' 등급을 받고 나머지 회사는 '보통' 등급을 받았다.
은행업권은 비계량부문 중 '기타 금융소비자 정보제공 및 취약계층 등 피해방지 관련 사항' 항목이 상대적으로 잘 돼 있지만, 사모펀드 사태 관련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돼 계량부문의 양호 비중이 타 업권보다 낮게 평가됐다.
생보업권은 8개 생보사(DB·농협·라이나·한화·ABL·AIA·DGB·KDB생명) 중 '양호' 등급 1개사,
보통' 등급 6개사, '미흡' 등급 1개사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미흡' 등급을 받은 곳은 KDB생명으로,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민원 등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등도 개선이 지연되고 있어 전년에 이어 '미흡' 등급으로 평가됐다.
4개 손보사(서울보증·엠지·현대해상·흥국손보)는 모두 '보통' 등급을 받았다. 계량부문의 양호 비중은 전체 업권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비계량부문 중 '임직원에 대한 금융소비자보호 교육과 보상체계 운영' 항목 등이 타 업권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았다.
2개 카드사(KB국민·롯데카드) 중 KB국민카드만 '양호'를 기록했고, 롯데카드는 '보통'을 받았다. 2개 여전사(BMW파이낸셜·KB캐피탈)는 모두 '보통' 등급이었다.
증권업권은 3개사(대신·신한·NH증권)와 다올·신한·오케이·하나·JT친애저축은행 등 5개 저축은행은 모두 '보통' 등급을 받았다. 증권업권은 사모펀드 사태 이후 소비자보호체계 구축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사모펀드 사태와 전산장애 등으로 인한 민원이 지속해서 발생하면서 계량부문이 타 업권에 비해 부진해 '보통' 수준을 받았다.
금감원은 실태평가 결과를 평가대상 회사와 업권별 협회에 통보해 인터넷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종합등급 등이 '미흡'인 회사에 대해서는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권의 소비자보호 실태가 더욱 개선될 수 있도록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개선필요사항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며 "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통해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체계 구축·운영이 강화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