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스마트오더 도입으로 관련 시장이 크게 몸집을 불렸지만, 주요 유통업계는 주류통신 판매 관련 규제혁신이 더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낸다. 배달서비스 성장세에 발맞춰 현행법상 일부 전통주에 한해서만 가능한 배달 규제를 와인, 위스키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골목상권 붕괴, 청소년 음주가능성 증가 우려 등 주류 업체와 단체간 입장 차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단기간 내 합의는 난항이 예상된다.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은 소비자 효용, 소매점 매출 동반상승을 강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성장은 주류 소비자의 효용성을 증대시켜 줄 수 있다. 소매점이 최종 배달하는 형태의 통신판매는 소매점의 수익 증가에도 이바지할 것”이라면서 “판로 개척 차원에서 소규모 업체에 대한 통신판매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 역시 “다양한 주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전통주 중 지역특산주만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다”면서 “모든 전통주가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것도 아니고 특정 요건을 갖춰야 가능하니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골목상권 붕괴 등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올해 상반기 국세청이 주관으로 열린 ‘주류 온라인 통신 판매 허용 관련 간담회’에 참여한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등은 “주류 통신판매 허용 시 골목상권의 붕괴가 우려되며 주류소비와 관련한 시간·장소·밀집도 등 새로운 규제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주류 통신판매 부작용인 청소년 판매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점진적인 개선을 주문하는 입장도 있다. 한국주류수입협회 관계자는 “주류 스마트오더 방식이 도입된 지 3년째인데 청소년 건강 유해성, 유통업계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없었다는 게 사실상 확인됐다. 검증된 방안”이라면서 “다만 기존 주류 유통체계를 흔들고 소상공인 우려감이 높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가령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을 통한 부분완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주류 통신판매 관련 규제를 당장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규제 완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국민 편익, 산업육성, 일자리 창출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청소년 보호, 술, 음식을 동시에 파는 음식점, 슈퍼마켓 등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주류 스마트오더라는 중재안을 제대로 정착시키고 추이를 살피는 길로 가야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