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카드 사태’까지 나왔다…‘재벌집 막내아들’ 마지막회서 다룰 경제사는?

입력 2022-12-22 16:55수정 2022-12-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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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JTBC ‘재벌집 막내아들’)

어느덧 2회만을 남기고 있는 화제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최신화 시청률은 24.9%로 고공행진 중입니다.

근대현대사를 바탕으로 환생이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더해 공감대를 끌어낸 것이 이 드라마의 흥행 포인트입니다. 주인공 도준(송중기 역)은 국제 통화 기금(IMF) 외환위기부터 난지도 신도시 사업, 닷컴 버블과 금산분리 완화에 이르는 한국 경제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이용해 승계 싸움의 주도권을 잡아갑니다.

남은 회차에서는 2003년 이후 사건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도준이 최신 회차에서 월드컵과 순양 카드 사태를 겪었기 때문인데요. 도준이 삼촌 진동기(조한철 역)에 매각한 ‘순양 카드’는 LG 카드를 모태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2002년 LG 카드는 부실 채권 사태로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었죠. 도준은 시한폭탄을 경쟁자인 삼촌에게 팔아 손쉽게 승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셈입니다.

하지만 정적은 여전히 많습니다. 앞으로 도준이 겪게 될 대한민국의 경제 위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2003년 ‘희대의 먹튀’ 론스타 사태

가장 가까이 일어날 사건은 2003년 시작된 론스타 사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희대의 먹튀’로 불리는 론스타 사태는 2003년 발발해 2012년 논란이 불거졌으며, 올해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태의 핵심은 원래대로라면 외환은행을 매입할 수 없는 미국 사모투자펀드(PEF)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헐값에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는 것입니다.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금융기관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금융기관이 아닌 주체가 금융기관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해당 금융기관의 BIS비율이 8% 이하여야 하는데요. BIS비율이 낮다는 건 기업 재무구조가 불안정하다는 뜻입니다.

외환은행은 BIS비율이 6.16%로 알려져 론스타에 매각됐지만, 조사 결과 그해 16일까지 외환은행의 BIS비율은 8.24~9.14% 수준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죠. 이후 10일 만에 외환은행의 BIS비율이 6.16%로 폭락했던 건 회계 조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6년 6월 감사원 조사 결과 회계 조작과 더불어 매각 과정에서도 외환은행의 가치를 평가절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00억 원에 인수하고 2012년 1월 하나은행에 매각해 차익 4조6635억 원을 얻었습니다.

▲(뉴시스)

경영권 싸움부터 ‘먹튀’ 논란까지…2003년 소버린 사태

2003~2004년에 걸쳐 진행된 소버린 사태도 드라마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03년 4월 영국 기관 투자회사인 소버린자산운용은 ㈜SK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SK글로벌이 분식회계로 경영 공백이 생겼던 틈을 이용한 건데요. 소버린은 단일 주주로는 최대 지분인 14.99%의 주식을 확보했습니다. 이후 소버린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최태원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죠. 당시 최 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직접 지분은 1.39%에 불과했고, SK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1조 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어야 했습니다.

소버린은 2년 3개월 후인 2005년 6월 주식 전량을 매각해 약 8000억 원의 차익을 올렸습니다. 애초 “(소버린은) 장기투자하는 인내심 있는 가치 중심의 투자자”라며 “소버린의 평균 투자 기간은 4년을 초과한다”고 밝혔던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입니다. 이후 소버린자산운용의 실질적 오너 챈들러 형제는 뉴질랜드 최고 갑부에 등극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지적해 단기간에 주가를 끌어올린 뒤 차익이 실현되면 떠나는 ‘먹튀’ 행위는 종종 외국 투기자본들이 보여온 행보입니다. 앞서 작중에서 도준의 회귀 전 친모의 사망에 해외 사모펀드가 연관된 내용이 등장하기도 했죠. 승계권 싸움을 위해 도준, 혹은 순양가문의 사람들이 해외 사모펀드까지 이용할지 주목됩니다.

▲(뉴시스)

미국에서 시작된 불씨가 전 세계로…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08년 금융위기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사건입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촉발한 경제 위기는 리먼 브라더스 등 미국 유명 금융기관을 줄도산시켰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금융 위기는 실물 경제 위기로까지 이어지며 공황은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등 세계 경제를 휘청이게 했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미국 주택담보대출상품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었습니다. 이는 신용 등급이 낮은 ‘서브프라임’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에게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었는데요. 금융 기관들이 대출을 갚을 능력이 없는 저신용등급 집단에까지 무차별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했던 게 발단이었습니다. 이후 2006년 6월 미국 정부가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미국 주택 가격은 폭락했고, 대출자들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길거리에 내몰렸습니다.

파산한 저소득층에게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한 금융 기관들의 줄도산도 이어졌습니다. 세계 4위 수준의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꼽히던 리먼 브라더스 역시 이때 파산에 이르렀습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은 글로벌 금융·부동산 시장에 10여 년에 이르는 장기 경제 위기를 몰고 왔습니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 당시 예금인출을 기다리던 시민들(뉴시스)

3만8000명 울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앞서 경영 승계권 다툼에 뛰어든 도준이 난지도 신도시 사업에 손을 댔던 만큼,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내용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부산저축은행 그룹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 호황 흐름을 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확대했습니다. 캄보디아에 한국형 신도시 ‘캄코시티’를 건설하겠다는 현지 개발사에 2369억 원을 대출해주는 등 거침없이 사업을 확장해나갔는데요. 별도의 담보 없이 프로젝트 자체의 사업성을 담보로 삼는 PF대출이 당시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양에 실패하고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되는 등 악재가 겹쳐 부산저축은행은 기울게 됩니다. 2011년 2월 17일 금융위원회 조사결과 부산저축은행의 BIS비율은 5.13%로 부채가 자산보다 2016억 원 많은 상태였죠.

결국 부산저축은행은 6개월 영업 정지 처분을 거쳐 2011년 11월 파산에 이르렀습니다. 2012년 금융위는 예금자 피해 금액과 후순위채 투자 손실이 총 1조370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피해자 3만8000여 명은 아직도 피해를 보상받지 못했습니다.

깜짝 놀란 정부는 당시 ‘저축은행 경영건전화 방안’을 마련했는데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1% 미만인 제일과 토마토를 비롯한 7개 저축은행을 각각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6개월간의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자체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일부 은행들은 제삼자 매각을 하거나, 예금보험공사가 소유한 가교저축은행으로의 계약을 이전했습니다.

▲상승세를 보이는 비트코인 시세(뉴시스)

자산 증식 ‘치트키’ 비트코인, 드라마에 등장할까

2009년 1월 개발된 가상자산 비트코인이 등장할 것인지도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비트코인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2017년 경입니다. 네이버 기준 2017년 5월 ‘비트코인’ 검색량이 예년보다 20배 가까이 늘었고, 12월에는 100배 가까이 검색량이 폭증했죠.

처음 도입됐을 당시 1비트코인(BTC) 당 1원 수준이었던 비트코인은 2022년 12월 22일 기준 2100만 원을 웃돕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다는 걸 알고만 있다면, 이는 그야말로 ‘떼돈’을 벌 기회입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이제 2회를 남겨두고 있지만, 도준 앞에 남은 역사는 많습니다. 순양 가문의 승계권 싸움은 끝이 보이는 듯 이어지고 있죠. 약 2시간 30분간의 마지막 여정 끝에 도준은 어떤 결말에 다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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