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반세기 내 최악 가뭄에 단비될까…"눈보다 비 와야"

입력 2022-12-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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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호 기자 hyunho@)

광주와 전남 등 남부 지방이 반세기 내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들 지역에 대설경보가 발효될 정도로 폭설이 내리면서 해갈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전일 오전 5시 기준 적설량은 전남 화순군 이양면이 19.9㎝를 기록하며 가장 많았다. 곡성군 석곡면 16.7㎝, 광주시 남구 13.8㎝, 순천시 13.6㎝, 장성군 12.1㎝, 장흥군 8.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눈은 이날 오전 9시까지 5~15㎝가량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광주와 전남 8개 시군(장성, 담양, 곡성, 순천, 화순, 나주, 영암, 장흥)에 대설경보가 발효됐고, 여수를 제외한 나머지 전남 시군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폭설이 내리면서 광주·전남 가뭄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전남지역은 올해 누적 강수량이 평년의 60%에 그치는 등 1973년 기상관측 이후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전남 도서 지역은 제한급수가 확대되고 있다. 원래 전남은 연평균 강수량이 1350㎜ 정도인 데 올해는 900㎜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폭설이 단비로 느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수난 등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는 의미다.

눈은 포함된 수분 함량에 따라 건설(乾雪)과 습설(濕雪)로 나뉜다. 물기가 적은 건설은 솜털처럼 천천히 떨어지지만 습설은 건설보다 무거워 묵직하게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습설이 건설보다 3배 이상 무거우며 수분 함량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번에 내리는 눈은 대륙성 고기압에 대한 눈으로, 대부분 습기가 적은 '건설'이다. 이는 해갈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습설이라 할지라도 저수지의 저수율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비의 경우 빗물이 하천으로 들어와 이를 통해 댐으로 유입이 되면서 저수량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눈은 쌓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쌓여서 녹게 되면 지하로 유입돼 댐에는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눈은 비와 달리 댐으로 흘러 들어가는 유입량이 많지 않아 저수율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눈이 오는 것이 안 오는 것보다는 백번 낫기 때문에 현재 폭설에 따른 저수지 저수율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와 전남의 주요 식수원인 화순 동복댐과 순천 주암댐 저수율이 올라가려면 전남 중부와 동부지역에 비가 많이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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