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실효환율 격차 1년11개월만 최대 “주요교역국 대비 물가 낮은 탓”
한국 원화 실효환율이 반년여만에 반등했다. 특히 상승률도 커 명목실효환율(NEER·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은 세계 60개국 중 두 번째로,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도 다섯 번째로 컸다. 아울러 실질 보다 명목실효환율이 더 크게 올라 명목과 실질 실효환율간 격차도 1년11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24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11월 원화 명목실효환율은 전월대비 3.60%(3.69포인트) 상승한 106.18을 기록했다. 4월(0.04%, 0.04포인트) 상승 이후 7개월만에 오름세다. 실질실효환율도 전월보다 3.46%(3.34포인트) 오른 99.79을 보였다. 이 또한 5월(0.14%, 0.14포인트) 이후 6개월만에 반등한 것이다. 이에 따라 명목과 실질 실효환율간 격차는 6.39포인트(p)로 2020년 12월(6.42p) 이후 가장 컸다.
10월 중 명목(102.49)과 실질(96.45) 실효환율은 각각 9년3개월과 11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실효환율 상승률을 주요국과 비교해보면 명목실효환율은 뉴질랜드(4.2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헝가리(3.48%), 폴란드(3.04%), 칠레(2.82%)가 그 뒤를 이었다. 실질실효환율은 헝가리(5.18%), 뉴질랜드(4.63%), 칠레(3.73%), 폴란드(3.60%)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 기준 주요 교역국 흐름은 엇갈렸다. 일본 엔화는 2.06%(1.18포인트) 오른 58.44를, 유로지역 유로화는 1.10%(1.01포인트) 상승한 93.19를 기록한 반면, 중국 위안화는 2.54%(3.15포인트) 떨어진 120.82를, 미국 달러화는 2.47%(3.32포인트) 하락한 130.87을 나타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완화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우리가 많이 강세로 간 부분은 그간 (유독) 약세로 갔던 부분이 되될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명목과 실질 실효환율간 격차가 커졌다는 것은 주요 교역상대국들의 물가가 국내 물가상승세보다 더 높았던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보다 5.0% 상승했다. 7개월째 5% 이상 흐름을 이어갔지만, 올 4월(4.8%) 이후 가장 낮은 오름폭이었다. 반면, 같은기간 미국은 7.1%, 유로지역(EU)은 10.1%의 상승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