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가장 상승률 높은 코인 ‘트론’…-29% 상승률 기록
수용성ㆍ활용성 증가해 2018년 윈터와는 다르다는 의견도
글로벌 공급망 위기, 국제적 금리 인상 기조, 우크라이나 전쟁 등 거시경제 변수와 테라·루나, FTX 파산 등 악재가 겹친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겨울이었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년 전에 비해 1/3까지 떨어졌고, 국내 가상자산 시장 상승률 1위 코인의 상승률은 –29%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시세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을 기준으로,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지난해 12월 24일 약 3073조 원을 기록한 데 비해 1/3까지 내려앉았다. 23일 기준 세계 가상자산 시총은 약 1040조다.
가상자산 시장 침체에는 여러 대외 변수와 업계 내 사건 사고들이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발생했고, 국제적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여기에 5월 테라·루나 폭락 사태, 11월에는 세계 3대 거래소였던 FTX까지 파산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마저 바닥을 쳤다.
국내 시장에선 지난 1년간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코인의 가격 상승률이 –29%(퍼센트)를 기록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전개됐다. 국내 거래소 중 업비트 기준 1년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코인은 ‘트론(TRX)’으로, 1년간 상승률은 –29%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이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가혹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당연하게도 상승률 상위 10개 코인은 모두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시장 대장주로 불리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은 20위 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1년 전인 지난해 12월 24일 6028만 원에서 현재 2100만 원대를 횡보 중이다. 비용 증가와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맞물리며, 21일에는 세계 최대 코인 체굴 업체 중 하나인 코어 사이언티픽이 미국에서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도 했다. 이더리움 역시 작년 기준 487만 원에서 150만 원대로 추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매서운 겨울을 몰고 온 요인들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 전망 역시 밝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기술·활용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국내 가상자산 정보기업 쟁글은 22일 리포트를 통해 2023년에도 매크로 환경은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만 본다면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승장이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다만, 이번 크립토 윈터는 2018년 크립토 윈터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이 금융자산으로 자리매김했고, 빠르고 저렴한 레이어2, 모놀리틱 블록체인 인프라의 등장으로 블록체인 트릴레마 문제가 개선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블록체인 트릴레마란 블록체인이 확장성, 탈중앙화, 보안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힘든 딜레마를 뜻한다.
또한, 디파이, NFT, 블록체인 게임 등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실제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시장 규제 움직임 역시 빨라져,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더 많은 기업가들이 업계로 뛰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쟁글은 “2018년 윈터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서비스 하나 없었으며, 비트코인의 생존에 의문을 갖던 시기”라면서,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이번 윈터는 상황이 많이 달라 보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