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질병관리청(질병청)에 의하면 내국인 A씨는 태국에 4개월간 체류했다가 지난 10일 귀국했다. 귀국 당일 두통, 열감, 언어능력 소실 등 뇌수막염 증상을 느낀 A씨는 다음날 상급종합병원에 응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21일 사망했다.
방역 당국이 아메바성 뇌염 원인병원체 확인 검사를 시행한 결과 A씨에게서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 유전자가 검출됐다. 해당 아메바의 염기서열(ITS 유전자)을 분석한 결과, 기존에 해외에서 보고된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검출된 파울러자유아메바의 유전자서열과 99.6% 일치했다.
흔히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이 기생충은 전 세계적으로 감염사례는 드물지만, 감염 후 증상 진행이 빠르고 치명적이다. 사람이나 쥐, 실험동물 감염 시 치명적인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Primary amoebic meningoencephalitis, PAM)을 유발한다.
해당 아메바는 1937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최초 보고됐으며, 2018년 기준 총 381건의 확진 사례가 발견됐다. 아시아에서는 △파키스탄 41건 △인도 26건 △중국 6건 △일본 2건 등이 확인됐다. 태국에서는 40년간 외국인 여행자 감염 사례는 포함해 총 17건이 확인됐는데, 중부(43.8%), 북동부(31.3%), 동부(25%) 순으로 발생 빈도가 잦았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주로 호수나 강에서 수영 및 레저 활동을 할 때 감염되기 쉽다. 비염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코 세척기를 사용할 때 아메바에 오염된 물을 사용해 감염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다만 사람 간 전파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최장 7~15일에 달한다. 최근 유전자 검사가 도입돼 진단이 빨라졌다.
미국 질병예방센터(CDC)는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자 치료 시 암포테리신 B, 아지트로마이신, 프루코나졸, 밀테포신 등을 이용한 복합처방을 권고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예방을 위해 발생이 보고된 지역을 여행할 때 수영이나 레저 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