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초등학생을 치어 사망하게 한 A 씨가 구속기소 됐다. A 씨는 초등학생을 차로 친 뒤 구호하지 않고 현장을 떠나 공분을 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우영)는 A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 보호구역 치사), 도로 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 등으로 구속기소 했다고 27일 밝혔다.
A 씨는 이달 2일 오후 5시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초등학교 후문 앞 이면도로 스쿨존 교차로에서 술에 취한 채(혈중알코올농도 0.128%) 자신의 차량을 운전했다. 좌회전하던 중 지나가던 초등학생(남ㆍ9세)을 뒷바퀴로 치고도 즉시 정차해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조처 없이 현장을 이탈했다. 초등학생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사고 장소는 평소 어린이 통행이 잦은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조사와 동일 시간대 CCTV 분석 결과, 사고 지점은 △초등학교와 근접해 학생들 통행이 잦고 △도로 폭이 좁으며 △인도나 안전대가 설치되지 않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사고 위험이 큰 곳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A 씨가 이 지역에 수년간 거주한 운수회사 대표로 사고 위험성을 잘 알면서도 만취한 상태로 운전해 사고를 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사건 송치 후 추가 목격자들 조사, 현장조사, 도로교통공단 사고 분석, 블랙박스와 CCTV 분석 등 보완수사를 진행해 사고 경위와 사고 이후 상황 등을 규명했다. 이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사) 혐의까지 적용해 기소했고, 피해자 가족을 면담해 심리치료 등도 의뢰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스쿨존 교통사고와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대한 양형기준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