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ESG 전도사로서 2022년 광폭 행보를 보였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올해 초 2030년까지 탄소 2억 톤 감축을 목표로 약속했다.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을 통해 미래 저탄소 친환경 사업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곧이어 1월 CES 2022에서 ‘넷 제로’(Net Zero, 온실가스 순배출을 0으로 만들자는 캠페인) 결의를 발표했다. 당시 최 회장은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인 21억 톤의 1%인 2억 톤의 탄소를 줄이는 데 기여하겠다. SK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미래 저탄소 친환경 사업을 선도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8월 이천포럼 2022에서 ESG 경영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ESG 경영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이를 직접 실천할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고 논의를 이어가기도 했다.
그 결과, SK는 한국 ESG평가원의 ‘2022년 4분기 상장 대기업 ESG 평가’에서 2분기에 이어 최우수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친환경, 사회공헌, 지배구조 분야에서 골고루 S등급을 기록했다. 평가원 측은 “최태원 회장이 선도하는 ESG 경영이 전 그룹 계열사로 뿌리를 내렸다”며 “실행력 측면에서도 E, S, G 모든 분야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평했다.
각 계열사 역시 최 회장의 메시지 아래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는 지주회사 최초로 ESG 플랫폼도 구축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기후변화 대응 컨소시엄’ 창립멤버로 가입했다. 또, 스위스 국제표준 인증기관 SGS로부터 국제 유해물질 경영시스템 규격 ‘IECG QC 080000’ 인증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 최초로 제품 생산 전 과정의 온실가스 영향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글로벌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받았다.
올해 신년사에서 최 회장은 신뢰를 얻는 것 또한 우리의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었다. 그는 “지난 1년간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 보니 기업이 여전히 국민 눈높이에 닿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다”며 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이는 ESG 중 사회적 가치(S)의 맥락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도 그는 지난 5월 ‘신 기업가정신’을 선포하고 신 기업가정신협의회(ERT)를 출범시켰다. 이러한 덕분에 최 회장은 여론조사 업체 데이터리서치가 2022년 3분기 30대 그룹 수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경영 관심도 조사에서 최다 정보량을 기록했다. 또, 최 회장은 국내 주요 그룹 중 가장 적극적으로 사외이사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한 오너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ESG 중 G(지배구조)에 해당하는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11월 SK에코플랜트와 거래안이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이사회 안건에서 보류되기도 했다.
최 회장은 2022년을 맞이하며 “기업의 숙명은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새해에도 위대한 도전 정신으로 미래를 앞서가는 ‘새로운 시간의 프런티어(개척자)’가 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SK는 지난 9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설립한 ‘테라파워’에 3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넷 제로 관련 투자를 선도적으로 늘리고 있다.
한편 최 회장은 내년에도 광폭 행보를 이어간다. SK는 CES 2023에서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8개사와 전시관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를 선보인다. 최 회장은 그룹 계열사 부회장단과 함께 참석한다. 또, 1월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탄소감축 기술 등을 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