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과대광고와 열성 지지자들로 고평가 받아”
“IRA로 테슬라 특별함 사라져”
크루그먼 교수는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테슬라와 비트코인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과대광고로 가격이 치솟았고, 열성 지지자들에 의해 가치가 유지됐다”고 지적했다. 수년간 비트코인이 돈세탁 외에 중요한 용도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과대광고와 지나친 맹신으로 가격이 치솟았던 것처럼 테슬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테슬라 주가는 2020년 초 이후 지난해 11월 정점까지 13배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그 이후 73% 급락하면서 1조2000억 달러(약 1519조 원)가 넘었던 시가총액은 35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크루그먼 교수는 테슬라가 이른바 ‘네트워크 외부성’의 이점을 누리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시장 지배력을 지속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제조는 네트워크 외부성을 가진 업종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네트워크 외부성은 특정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을수록 그 제품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MS의 경우 자사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고서는 기업들이 사업을 할 수 없을 만큼 탄탄한 네트워크 외부성을 갖췄고, 애플 역시 아이폰을 비롯한 아이패드와 맥북으로 생태계를 구축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메이저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테슬라가 시장을 독점하는 세상이 올 가능성은 이미 사라졌다”면서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전기차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을 통해 테슬라가 더는 특별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전기차를 빠르게 보편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루그먼은 신(新) 무역이론과 경제지리학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