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 와룡 산지습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다. 이 지역은 99.9%가 사유지로 정부는 조속히 매입을 추진하고 훼손지를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와룡 산지습지를 30일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로써 습지보전법에 따른 습지보호지역은 총 30곳으로 늘어난다.
와룡 산지습지는 해발고도 약 500m에 자리 잡은 산지형 저층습원이다. 면적은 0.9㎢로 작은 편이지만, 산 중턱에 10년 이상 경작하지 않고 내버려 둔 농경지가 자연적인 천이(일정 지역 식물군락이나 군락을 구성한 종들이 시간에 따라 변천하는 것)에 의해 습지 원형으로 복원된 사례라 생태적·학술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다.
와룡 산지습지는 자주땅귀개·꼬마잠자리·새매·삵·담비·하늘다람쥐·팔색조 등 2급 멸종위기 야생생물 7종을 포함해 생물 593종이 살고 있다.
특히 자주땅귀개는 당시 전라남도 내륙에서는 이곳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팔색조, 새매 등 멸종위기종 조류와 산새의 주요 서식처이다.
또한, 꼬마잠자리의 경우 성충과 유충이 모두 확인돼 이 습지가 안정적인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고,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육상 곤충 등 고유종 13종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환경부는 5년 단위 와룡 산지습지 습지보호지역 보전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습지의 99%에 달하는 사유지를 매입하고 육지화가 진행되는 곳 등 훼손지를 단계적으로 복원할 방침이다.
한편, 순천은 습지 보전을 위한 국제협약인 람사르협약에 따른 람사르습지도시다.
와룡 산지습지 하류의 동천하구 습지와 순천만 연안 습지는 각각 2015년과 2003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고 2016년과 2003년 람사르습지로도 등록됐다.
환경부와 순천시는 와룡 산지습지 역시 람사르습지로 인정받을 만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고 등록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이번 보호지역 지정으로 와룡 산지습지를 순천만, 동천하구와 함께 체계적으로 보전해 순천시의 생태적 가치를 더욱 높이고, 생태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