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면역력 강하고, 변이 이미 겪었어”
추가 방역 완화에 중국인 여행객 대거 이동 예상
중국 하루 3800만 명 감염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
전 세계 국가들이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강화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홀로 제재 도입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29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이날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EU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중국발 여행객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는 건 정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EU 보건 당국자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담을 하고 대응 방안을 조율했다.
ECDC는 “중국은 면역력이 낮은 상태에서 방역을 완화해 확진자 급증을 우려해야 하지만, EU는 면역력이 높다”며 “중국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도 이미 EU에서 크게 유행했던 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비상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7일부터 방역 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률이 낮은 데다 효과가 떨어지는 백신을 접종해 집단 면역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만큼 확진자 폭증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중국에선 지난주 하루에만 3800만 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영국 건강 데이터 회사인 에어피니티는 중국에서 하루 약 9000명의 사람이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특히 입출국 제한이 완화돼 약 14억 명 인구가 국내외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면서 전 세계 각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월 8일부터 해외 입국자의 시설 격리조치를 해제하고, 자국민 여권 발급도 정상화하기 시작하면 해외여행 수요는 더 폭증할 수 있다. 내년 1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를 앞둔 점도 확산 우려를 더한다.
인근 국가들은 물론 세계 각국이 발 빠르게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일본은 30일부터 중국발 입국자 전원에 코로나19 검사를 한다. 입국 전 7일 이내에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사람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결과 양성이면 1주간 격리된다.
인도도 내달 1일부터 중국,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검사를 의무화한다.
대만, 미국도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강화했다. 말레이시아는 추적과 감시 등 추가 방역 조치를 도입했다.
이탈리아는 최근 밀라노로 들어온 두 항공편의 승객 중 약 절반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자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EU의 지침은 권고사항으로 회원국들은 이탈리아처럼 국가별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은 이탈리아 정책을 뒤따를 계획은 없다면서도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