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빛바랜 역대 최대 수출…14년 만에 연간 무역수지 적자

입력 2023-01-0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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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출 6839억 달러로 역대 최대…무역수지 적자 472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
수출 3개월 연속 감소…무역수지 9개월째 적자 행진
산업부, '2022년 12월 및 2022년 수출입동향' 발표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축구선수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패배로 그의 활약상은 빛이 바랬다" 지난해 한국 수출을 평가한 한 경제 전문가의 단적인 비유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6839억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6.1%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종전 기록인 2021년 6444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으며 1년 만에 기록을 갈아치운 것.

다만 에너지 등 수입이 크게 늘며 무역 수지 적자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무역수지 연간 적자는 국제 금융 위기였던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특히 1996년 206억2000만 달러의 2배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문제는 무역수지가 지난해 12월까지 9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6839억 달러로 전년 대비 6.1% 늘었다. 기존 최고치인 2021년의 6444억 달러보다 약 395억 달러 많은 규모다. 세계 수출 순위는 전년 7위에서 지난해 6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이차전지 등은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시스템반도체·전기차·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은 최고 실적 경신과 함께 각각 상위품목 내 비중도 동시에 확대하며 수출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반영했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지역별로도 주력 시장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미국, 대표 신흥 시장인 인도로의 수출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은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22년 수출입 실적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수출이 맹활약을 펼쳤으나 수입이 크게 늘어 무역수지는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수입액은 전년보다 18.9% 늘어난 7312억 달러로 집계됐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수입액은 1908억 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무역 수지는 47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000만 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이다.

특히 적자액은 종전 최대였던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직전인 1996년 기록한 206억2000만 달러의 2배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산업부는 대규모 에너지 수입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는 일본·독일 등 에너지 대외의존도가 높은 제조 기반 수출 강국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해 11월까지 1432억 달러, 독일은 지난해 10월까지 585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달은 수출과 수입이 전년 대비 각각 9.5%, 2.4% 감소한 549억9000만 달러, 596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도 46억9000만 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수출은 3개월 연속 줄었으며 무역수지는 9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무역수지가 9개월 이상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수입액(168억 달러)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6억 달러(27.7%) 증가했다. 다만 철강(-19.4%), 반도체(-10.0%) 등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수입액은 2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부는 ‘꺾이지 않는 수출 강국’을 조성할 수 있도록 대통령 주재 '수출전략회의'를 중심으로 강력한 수출드라이브를 가동, 모든 정책역량을 결집해 수출 플러스를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2022년 한국 수출은 사상 최고실적을 기록하면서 세계 수출순위도 6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면서도 "다만, 에너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입 급증 등의 영향으로 큰 폭의 무역적자가 발생한 것은 우리 경제에 부담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주요국 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며 우리 수출에 더 어려운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수출 활력이 필수적인 만큼 올해도 수출 플러스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총력 지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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