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0일 배우 이시언의 유튜브 채널 ‘시언스쿨’에는 ‘응칠 동창회 2탄! 신원호 감독님의 노 필터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는 2012년 방영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신원호 감독과 배우 서인국, 이시언, 이호원, 은지원이 출연했다.
이날 신 감독은 “‘응답하라 1997’이 만들어진 계기가 있나”라는 이시언의 질문에 “우리는 원래 예능 감독이었고 CJ에서 돈 더 주겠다 그래서 갔다”며 능청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는 “(CJ에) 갔는데 막상 준비하려 보니 새로운 환경이라는 게 무서웠다. 케이블이 지금과 다른 매체였다”며 “뭘 해야 할 지 몰라서 처음에 하는 건 무조건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망할 것 같은데, 했던 거로 망하면 지겨우니 다른 거 하면서 망하자 해서 만들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응답하라 1997’ 극본을 담당한) 김란주 작가가 H.O.T 광팬이어서 그 얘기 들어보자 했는데 남자들은 몰라서 너무 신기한 세계였고 여자들은 공감해서 너무 재미있는 얘기더라”며 “복고를 하려고 시작했다기보다는 팬들의 이야기들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아이돌 1세대 얘기를 리얼하게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15년 전이라 복고 감성이 만들어질지 우려했는데, 세상이 빨리 변하는 만큼 버려진 것들도 많아 특유의 세기말 감성을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신 감독은 “개인적으로 (응답하라) 2002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이시언의 말에 ’응답하라 2002‘는 만들어진다면 “어마어마한 대작이 될 것”이라며 제작이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002가 제일 힘들다”며 “월드컵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저작권을 풀기가 너무 힘들다”고 뜻밖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어 “당장 응팔(‘응답하라 1988’)만 해도 1화에 서울 올림픽이 나오는데, 그 저작권을 풀기 위해 스위스 로잔에 있는 IOC 본부와 통화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때 영구적으로 저작권을 푼 게 아니라 1년 반에서 2년 정도 계약을 해 돈을 지불했다. 이후 재계약을 안 해 현재 재방송에는 해당 장면들이 다 블러 처리돼서 나간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응답하라 1997’은 첫사랑 같은 작품”이라며 “연출이나 편집이나 미숙한 모습이 너무 많이 보여서 오그라들긴 하는데, 그래도 그때가 가장 신났고 남 눈치 안 보고 계산하지 않고 피곤하긴 했어도 낄낄거리면서 했던 현장이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