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신약 연구개발 촉진 역할…시장성 없어 2009년부터 이미 생산 중단
1999년 국산 신약 1호로 지정된 ‘선플라주’의 허가가 취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일 유효기간이 만료된 SK케미칼의 위암 치료제 선플라주 50㎎과 100㎎ 두 품목 모두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시켰다.
선플라주는 SK케미칼이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신약개발에 성공하면서 출시한 백금 착체항암제다. SK케미칼의 사명 ‘선경인더스트리’와 백금착체항암제를 의미하는 ‘플라티늄’에서 착안, ‘선플라’라는 상표를 붙였다.
정부 지원금 13억6000만 원을 포함해 총 81억 원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 출시 2년 차인 2001년 매출은 30억 원 정도에 그쳤고, 이후에도 매출은 점점 줄어 2009년까지 누적 매출액이 100억 원이 채 되지 않았다. 2009년 생산을 중단하고 허가만 유지해오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3년 의약품 품목 허가·신고 갱신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선플라주의 허가 취소는 예견돼 있었다. 해당 제도는 품목허가를 받거나 품목신고를 한 의약품에 대해 개별 품목마다 5년의 유효기간을 부여하고 유효기간 만료 후에도 계속 판매하려는 경우에는 유효기간 만료 전에 식약처장에게 의약품별로 품목허가·신고를 갱신받도록 의무화했다.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지속해서 확보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제약사는 허가 유효기간 만료 6개월 전에 안전성 및 품질관리 자료를 갖춰 식약처에 갱신을 신청해야 한다. SK케미칼의 ‘선플라주’의 품목허가갱신 유효기간은 2022년 12월 31일이다. 유효기간 만료일까지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품목 허가가 자동으로 취소됐다.
‘선플라주’ 개발 이후 국내 제약회사들의 신약 연구개발을 촉진해 20여 년이 지난 현재 국산 신약 36호까지 나왔다. 현재 국산 신약 가운데는 선플라주를 비롯해 8품목의 허가가 취하됐다.
동화약품의 간암 치료제 ‘밀리칸주’, CJ제일제당의 녹농균예방백신 ‘슈도박신주’, 동아에스티의 항균제 ‘시벡스트로정’, JW중외제약의 발기부전치료제 ‘제피드정’, 한미약품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올리타정’은 시장성, 원료 수급 등의 문제로 개발사가 자진 허가를 취하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는 제출 서류가 허위로 밝혀지며 2019년 허가취소를 당했고, 삼성제약의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주’는 2014년 임상 3상을 조건으로 허가받았으나, 2020년 8월 허가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허가가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