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Jㆍ증권까지 두루 경험
'깜짝' 아닌 예견된 발탁
한용구 신한은행장은 1991년 신한은행 입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정통 신한맨이다. 워낙 갑작스럽게 이뤄진 인사 탓에 일각에서는 예상치 못한 발탁이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신한이 추구하는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는 준비된 행장이란 것이 신한 내부의 목소리다.
한 행장은 개인고객지원부, 인사부, 고객지원부 등을 거쳐 장암지점장, 청주터미널지점장, 연금사업부장, 지주 원신한전략팀 본부장, 신한투자증권 부사장, 영업그룹장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그가 현장형 '영업통'으로 불리는 이유다.
한 행장이 영업통으로 불리는 것은 단순히 그의 이력 때문만은 아니다. 항상 고객의 어려움을 먼저 해결해고자 하는 ‘고객중심’ 마인드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한 행장이 SBJ은행 근무시절인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반경 20㎞ 일대가 통제되고 있을 때 고객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원전 인근 거주 고객을 직접 방문한 사례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또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했던 2021년 신한은행 영업그룹장으로 부임했을 때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특유의 신속하고 과감한 판단으로 채널을 정비하면서, 고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화상상담을 최초 도입한 ‘디지털라운지’를 신설하기도 했다.
한 행장의 사내메신저 아이디(ID)는 '드래곤 볼'이다.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을 누비며 현장과 직접 소통하는 모습과 '용구'라는 한 행장의 이름에 착안해 직원들이 직접 붙여준 별명이다. 스스럼없이 별명을 붙여줄 정도로 한 행장은 직원들에게 소탈하게 다가간다고 한다. 실제 한 행장은 임원 시절에도 퇴근 후 직원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소통에 나섰다고 한다.
한 행장의 소탈함은 젊은 세대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한 행장은 "MZ세대들을 이해하자고 하는데 이것도 우월감의 표시"라며 "어느 조직이든 MZ 세대가 70% 가까이 되는데, 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한 행장은 평소 책뿐 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을 포함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인사이트를 넓힌다고 한다. 그의 유연한 감각의 원천이다. 무엇보다 한 행장은 체력 관리에 힘을 쓴다. 어렸을 때부터 즐겨한 등산은 체력관리의 1등 공신으로, 한 행장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등 종주는 물론 SBJ은행 근무 시절에는 후지산 정상 등반에도 성공했다고 한다.
또 은행 테니스 동호회를 주도하며 대회 우승을 하는 등 테니스 실력도 수준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