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드 자동차가 SK온 대신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튀르키예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튀르케예 합작공장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전날 블룸버그 통신은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가 1월 말이나 2월 초 뤼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포드와의 합작공장은 설립과 관련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3월 포드는 SK온, 튀르키예 코치그룹과 3자 합작법인 설립 추진 MOU를 맺었다.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인근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워 2025년부터 연간 30~45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다. 3사의 투자금액은 총 3조~4조 원으로 추정됐다.
이후 3사는 세부 사안을 논의해왔으나 투자 논의는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SK온의 자금이 문제가 됐다는 추측이 나왔으나 업계에서는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결정적인 계약 철회 이유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이 시급한 포드로서는 안정적인 수급이 1순위 조건이었을 텐데 SK온의 수율이 문제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안정적인 공급처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LG에너지솔루션이 후보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포드에 물량을 납품하기로 한 SK온 헝가리 코마롬 공장 등 일부 해외 생산라인에서 수율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공장 역시 한때 수율이 70% 초반까지 떨어져 고객사 납품이 지연되기도 했다. 대대적인 수율 개선 작업을 통해 현재는 수율이 90% 이상까지 올라오는 등 안정화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드는 튀르키예 사업 파트너 변경과 무관하게 나머지 프로젝트에서 SK온과 협력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두 회사는 미국 내에서 2개 공장을 신설 중이고, 헝가리 공장도 증설하고 있다.
포드가 미국 미시간주에서 생산하는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트럭은 SK온이, 멕시코 공장에서 제조하는 머스탱 마하-E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