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 가계대출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금리인상+대출규제 여파

입력 2023-01-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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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조 줄어 2004년 통계집계 이래 첫 감소
작년 12월, 기업대출도 9.4조 감소 ‘6년만 최대폭’
잘나가던 정기예금도 15.1조 축소 ‘3년만 최대폭’

▲(뉴시스)

지난해 은행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과 대출규제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이같은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작년 12월 기준 기업대출은 9조원 넘게 줄었고, 잘나가던 정기예금도 15조원 넘게 감소했다. 이는 각각 6년과 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58조1000억원을 기록해 전년(2021년) 보다 2조6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한은이 속보치 기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든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20조원 증가한 798조8000억원을 기록한 반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2조8000억원 줄어든 257조9000억원을 보였다.

이는 주택 거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입주 및 분양물량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집단대출이 꾸준했던 반면, 대출금리 상승과 차주단위 총부채 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강화 등 대출규제가 이어진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
작년 11월말 대비 12월말 기준으로 보면 주담대는 3조1000억원 증가한 반면, 기타대출은 2조8000억원 감소했다. 기타대출의 경우 12월 기준으로 보면 2004년 1월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높아진 금리수준과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이 완만하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올해도 역시 같은 이유로 가계대출 안정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12월 기준으로는 금리부담 등에 기타대출이 크게 줄어든 반면, 주담대는 안심전환대출 취급에 증가했다. 안심전환대출 취급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기업대출도 전월말보다 9조4000억원 감소한 117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2월(-15조1000억원)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부문별로도 대기업은 6조1000억원, 중소기업은 3조3000억원, 중소기업 중 개인사업자는 8000억원 줄었다. 대기업과 중기는 각각 2016년 12월(-9조4000억원)과 2019년 12월(-3조9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며, 개인사업자는 통계집계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것이다.

연말 재무비율 관리와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이 주로 작용했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또, 대기업은 회사채시장 불안이 다소 완화하면서 회사채 발행으로 눈을 돌렸고, 중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이어진 당국의 금융지원 규모가 축소된 것도 각각 영향을 미쳤다. 실제, 12월 중 회사채순발행은 6000억원을 기록해 넉달만에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한편, 지난해 11월말 대비 12월말 기준 은행 수신은 15조2000억원 줄어 작년 1월(-17조1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정기예금이 15조1000억원 줄었다. 이 또한 2019년 12월(-27조3000억원)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연말 재정집행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자금이 빠져 나간데다, 은행간 수신경쟁이 완화되면서 가계 및 기업 자금 유입이 둔화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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