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설 차례상 비용이 최대 10만 원까지 차이가 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우선 한국물가정보가 조사한 차례상 비용을 보면 전통시장이 약 25만4000원, 대형마트는 약 35만9000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생산량이 증가한 과일류, 견과류,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은 내렸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축산물, 그리고 과자류와 같은 공산품 가격이 올랐습니다. 이들 가격을 토대로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은 25만4500원, 대형마트는 35만9740원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러-우 전쟁 영향을 받은 일부 품목이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끈 것이지, 그렇지 않은 품목은 오히려 작년보다 더 저렴하다”라며 “좋은 품질의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을 활용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적용받는 것이 현명한 소비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발표치는 이보다 다소 낮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형마트 구매비용은 전년 대비 4.0% 오른 27만9326원, 전통시장 구매비용은 전년 대비 6.3% 오른 22만8251원입니다. 가락시장에 있어 원가가 저렴한 가락몰에서의 구매비용은 21만3084원으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 비해 각 7%, 24%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가락몰의 경우 대추, 밤 등 임산물과 배추, 대파, 호박 등 채소류, 기타 가공식품의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조사결과는 또 다릅니다. 총비용 기준 전통시장은 27만4431원, 대형유통업체는 34만6088원입니다. 간소화 차례상 기준으로 평균 가격은 12만9449원입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사과와 배 등 과일과 산지 출하량이 늘고 있는 배추 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졌고 설 명절을 맞아 공급량이 늘어난 대추, 곶감 등 임산물의 가격도 안정적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처럼 기관별로 비용이 제각각인 이유는 대상, 품목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시농수산품공사는 서울 시내 5개 권역 생활권 7개 구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가락시장 가락몰 등 22곳이 조사대상인 반면 aT는 전국 17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에서 설 성수품 28개 품목 가격을 조사합니다. 한국물가정보원은 국산품 4인 가족 기준으로 비용을 추산하고 있습니다.
기관별 숫자는 조금씩 차이가 나도 지난해보다 일제히 가격이 올랐다는 점은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는 역시 부담입니다. 이에 정부는 올해도 설 민생 안정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올해는 16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20.8만 톤)로 공급하고, 농·축·수산물 할인도 역대 최대 규모(300억 원)로 지원합니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역시 이달 27일까지 30일간 한시적으로 완화해 설 선물 가액을 2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