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으로 볼 때 예금 금리 인하가 코픽스(COFIX)를 매개로 대출 금리 인하로 전달되는 흐름과 시차가 있다. 아마 예금금리 인하로 인한 추세적 효과는 다음 코픽스 고시 이후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언급한 내용이다. 대체 코픽스가 무엇이길래 예금 금리 인하가 대출 금리 인하로 전달되는 것일까?
은행은 고객들로부터 받는 예금을 가만히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그 돈을 이용해 다른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고 이자이익을 얻는다. 이때 예금에 들어가는 이자는 은행 입장에선 비용이 드는 것이고, 이런 비용에 해당하는 이자율을 감안해 가중평균한 것이 코픽스 금리다.
코픽스는 한 달에 한 번 국내 은행들로부터 자금조달에 소요된 비용을 취합해 은행연합회에서 산출해 고시한다. 은행의 자금조달 원천으로는 은행의 정기예금, 정기적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융채 등이 포함된다. 은행이 시장에서 조달한 수신상품 자금의 평균비용을 가중평균해서 계산하는 것이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고,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의 경우다.
코픽스는 크게 4가지로 구분해 고시한다. 우선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은행이 한 달간 신규로 취급한 수신상품 금액의 가중평균금리를 뜻한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은행이 월말에 보유하고 있는 수신상품 잔액을 기준으로 가중평균한 금리를 말한다.
단기 코픽스는 은행이 매주 주간 신규로 취급한 만기 3개월의 수신상품 금액을 가중평균한 금리이며,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산출대상 수신상품에 기타 예수금, 기타 차입금, 결제성자금 등을 추가로 포함해 은행이 월말 보유하고 있는 자금 잔액의 가중평균금리를 뜻한다.
이처럼 코픽스 금리는 수신(예금)금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추면 내려가게 된다. 코픽스 금리가 내려가면 이를 기반으로한 변동형 대출상품 금리에 영향을 끼쳐 대출금리가 하락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이 과정에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복현 원장도 다음 코픽스 고시일인 16일 이후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최근 코픽스는 금리 인상 영향으로 시중은행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역머니무브'가 지속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하 여파로 16일 코픽스가 하락 반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