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에 따른 약세
NCM 주력 국내 업체에 유리할 듯
리튬 가격 하락은 韓中 모두 영향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코발트·리튬 등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의 원가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 13일 거래된 니켈 가격은 톤(t)당 2만7175달러(약 3363만 원)를 기록했다. 전월 평균 대비 5.82% 하락한 것이다. 올해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3일 3만1200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열흘 만에 약 13% 하락했다.
코발트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발트 가격은 13일 기준 톤당 4만8570달러(약 6010만 원)를 기록했다. 전월 평균 대비 5.68% 하락했고, 전년 평균과 비교하면 23.63% 떨어졌다.
같은 날 리튬 가격은 톤당 44만7500위안(약 8240만 원)으로 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 평균 대비 14.05% 하락한 값이다. 톤당 58만1500위안을 기록했던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약 23% 하락한 것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소재 가격 하락이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츨은 “올해 초 중국 전기차 시장 약세 우려에 따른 배터리 부문 수요 감소로 탄산리튬의 가격 하락이 지속하고 있다”며 “코발트 역시 수요산업의 침체와 수요 약세에 따른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켈과 코발트의 가격 하락은 NCM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니켈 함량이 90%가 넘는 ‘하이니켈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어 니켈 가격은 국내 업체의 가격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리튬 가격의 하락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업체들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LFP는 니켈 없이 리튬과 철을 양극재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배터리로 NCM보다 에너지 밀도는 다소 낮지만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니켈과 코발트 가격이 내려가는 건 국내 기업에 좀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며 “리튬은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NCM과 중국의 LFP 배터리에 모두 들어가므로 리튬 가격 하락은 양쪽에 모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배터리 소재 가격 하락이 가격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주요 원자재 가격을 납품가에 반영하는 ‘판가 연동제’ 계약을 맺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배터리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변동을 반영해서 판가를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도록 고객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 납품 단가 역시 조정될 가능성이 큰 만큼 단기간에 배터리 업체가 큰 수혜를 본다고 보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