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바이오…중남미 최대 의약품 시장 ‘브라질’ 공략법은?

입력 2023-01-17 14:08수정 2023-01-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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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마케팅·공공입찰 과정 잘 알아야…높은 세금·관세는 문턱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본부장, 김가현 KOTRA 상파울루 무역관 과장, 윤홍주 셀트리온헬스케어 브라질 법인 대리, 김병진 대웅제약 나보타사업센터 센터장이 ‘브라질 제약시장 진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제약바이오협회)

중남미 최대 의약품시장인 브라질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설명의 장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앞서 브라질 제약시장에 진출한 대웅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맞춤형 마케팅과 공공입찰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주브라질한국대사관,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 상파울루 무역관은 브라질 의약품 시장 정보 제공 및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중남미 시장 진출 지원을 목적으로 17일 ‘브라질 제약시장 진출 설명회’를 개최했다.

브라질은 인구 2억1500만 명으로 경제규모는 8위에 해당한다. 에콰도르와 칠레를 제외한 모든 남미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중남미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는다. 의약품 시장 규모는 225억 달러(약 27조 원)으로 중남미에서 최대 규모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약품 소비 증가, 만성질환 발생률 증가 등으로 지속적으로 의약품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의 의료 시스템은 공공자금으로 운영되는 국민의료통합서비스(SUS)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가난한 사람도 진료·투약·수술 등 의료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공약국, 공공병원 등을 통해 만성질환의약품은 무상으로 지급되며 서민약국(Farmacia Popular)을 통해서 시중가보다 70~90% 저렴하게 제공하기도 한다.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는 전체 인구의 28.5%로, 사립병원·일반약국 등을 통해 고객에게 약품이 제공된다.

브라질 의약품 시장 진출을 위해선 브라질 위생감시국(ANVISA)의 인증이 필요하다. 김가현 KOTRA 상파울루 무역관 과장은 “ANVISA가 의약품 외 식품, 화장품 등을 포괄적으로 모두 관리한다. 브라질 시장 진출을 위해선 현지 사업자 등록이 필요하다. 요구 문서가 다양하고 시간 소모도 크기 때문에 전문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 의약품 시장은 생각보다 수입에 의존을 많이 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수입금액은 수출 금액의 10배에 달한다. 한국과의 교역 비중은 높지 않지만, 중요한 교역 파트너”라면서 “다만,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인체용 의약품은 평균 31.3%의 세금을 부과한다. 관세도 0~14% 부과되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웅제약의 보톨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는 2018년 7월 ANVISA에 허가를 신청했고, 2020년 2월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지속적인 현지 영업마케팅으로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이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나보타는 2021년 두 자릿수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2022년은 전년 대비 3배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김병진 대웅제약 나보타사업센터 센터장은 “미용·성형 관점에서 남미 최대 규모인데, 아직 성장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 마케팅이 금지돼 있어, 현지 의료진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고객 니즈에 맞는 의사 교육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허가나 통관 시 기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허가의 경우) 워킹데이로 180일 내로 처리해주도록 돼 있는데, 상세자료를 요청할 경우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며 “허가를 획득한 뒤에도 의약품 생산 뒤 한국 식약처로부터 국가출하승인을 받고, 브라질 규제기관에서 국검도 받는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리드타임(주문부터 제품 수령까지 기간)이 길어져 쉽지 않다. 한국과 브라질 양국 간 의약품 자동승인철자, 양국 국검 등이 인정된다면 재고관리 등에서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윤홍주 셀트리온헬스케어 브라질 법인 대리는 브라질 의약품 공공입찰 참여방안을 소개 했다. 브라질의 공공시장은 △연방정부 △주정부 △시정부·공립병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입찰형태로 진행된다.

윤 대리는 “첫 입찰 당시 준비를 마쳤지만, 입찰이 지연됐다. 언제 입찰될지 공지되지도 않았다. 컨설팅업체 담당자로부터 급하게 입찰이 열렸다는 소식을 전달받고 접속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아무 통보 없이 입찰이 열릴 수도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연방정부에 입찰하게 되면 수량이 커서 한 번에 공급하는 게 쉽지 않다”며 “계약서 서명 후 30일 이내에 공급 요청을 하는데, 계약 전에 미리 제품을 수입해야만 가능하다. 다행히 공급 시기에 대해 연방정부와 협상해 계약서를 수정할 수 있었다. 매번 연방정부가 공급시기를 조율해주지는 않지만 조율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다”고 전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앞선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통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램시마SC(피하주사제형),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 등도 브라질 시장 출시도 준비 중이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단순히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 강화, 현지 법인 설립 등에도 나서야 한다”며 “선진적인 규제 수준을 갖춘 브라질은 글로벌 사업 확대 도모를 위해 중요한 시장이다. 브라질은 물론 향후 중남미 시장 진출 가속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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