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전환 분위기 속에서도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부스터샷 개발이나 글로벌 허가 등의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새해 들어 진전되고 있다. 상반기 중에는 국산 2호 백신 탄생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개발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오미크론 전용 부스터샷 백신(AdCLD-CoV19-1 OMI)을 개발 중인 셀리드는 영장류 공격접종 시험에서 바이러스 방어 효능을 확인했다. 이 백신은 지난해 11월 임상 2상을 개시, 현재 대상장 300명 가운데 약 90%의 모집을 완료했다.
셀리드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임상 2상 환자 등록을 마치고 3월 중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임상 3상은 3000~4000명을 대상으로 국내는 물론 동남아와 동유럽에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게잡이원숭이에게 후보물질을 1회 투여하고 8주 차에 오미크론 변이를 감염시킨 결과 중화항체 반응과 T세포 반응이 유도됐으며, 상기도에서 바이러스 역가의 뚜렷한 감소가 나타났다. 감염 후 3일 차 폐 조직 검체로 수행한 역가시험에서도 감염성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고, 폐 부위의 병변도 관찰되지 않았다.
셀리드는 엔데믹 상황에서도 개발 중인 백신이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충분히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고위험군 대상 코로나 백신 접종은 독감처럼 국가예방접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라면서 “중저소득 국가들도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프리미엄 백신보다 저렴한 우리 백신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이달 초 ‘유코백-19’의 해외 비교임상 3상 백신 투여를 완료했다. 콩고민주공화국과 필리핀에서 각각 2500명과 3000명의 19~75세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이다.
회사는 1분기 내 임상 3상 주요 평가변수에 대한 중간결과를 확보하고, 올해 상반기까지 국가별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필리핀 임상의 경우 보건복지부 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출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코백-19의 개발에 성공하면 이를 기반으로 부스터샷, 변이 바이러스 타깃 백신, 혼합 백신 등을 추가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부스터샷의 국내 임상 1/2상을 승인받은 바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미국에서 DNA 백신 ‘GLS-5310’의 부스터샷 임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임상 2상 접종을 마쳤으며, 상반기 중 결과 분석을 마칠 예정이다.
GLS-5310은 흡인 방식으로 DNA 백신의 세포 전달력을 높이는 자체 개발 피내 접종기 ‘진덤(GeneDerm)’으로 접종한다. 최근 국제학술지 ‘국제감염질환저널’에 발표된 임상 1상 결과에 따르면 백신을 2회 맞은 성인 45명의 4주 후 항체 생성률은 95.5%로 48주 동안 이어졌으며, 중화항체 생성률은 55.5%로 나타났다.
T세포 반응은 97.8%에서 나타났으며 역시 48주간 이어졌다. 진덤을 이용한 피내 접종에서 유도된 T세포 반응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나 아데노바이러스 백신보다 15~20배 크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