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7월 유럽, 9월 북미 시장에 선보여
스위블 체어 등 컨셉카 디자인 대거 반영
IRA는 우려…“신중하게 양산 준비하는 중”
기아가 올해 출시를 앞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의 지역별 모델의 양산 시점을 확정했다. 국내에서는 4월, 북미에서는 9월경 출시될 예정이다.
17일 본지가 입수한 기아 생산기술본부의 양산 일정표에 따르면 EV9은 올 4월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7월 유럽, 9월 북미 지역에 차례로 출시된다. 지역별로 현지 법규 등에 의해 차량에 요구되는 사양이 다른 만큼 글로벌 시장에 일괄 출시하기보다는 출시 가능한 시장부터 공략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EV9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의 준대형 전기 SUV로, 지난 2021년 오토모빌리티 LA를 통해 공개된 EV9 컨셉트카의 디자인을 대부분 반영한다.
EV9은 현재 양산을 앞두고 시험 생산 단계의 차(P1, P2 단계)의 차를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T1 단계를 거치고 있다. T1 단계는 이달 19일부터 다음 달 2일로 예정돼 있으며, 5회차에 걸쳐 총 25대의 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제작 사항별로 양산을 앞둔 차를 생산한다. 양산 일정표에 따르면 오토모빌리티 LA 당시 공개돼 화제를 모은 ‘스위블링 라운지 체어(180도 회전 및 앞뒤 이동 가능한 좌석)’ 역시 시트 구동 타입 중 하나로 포함돼있다.
구체적인 제작 사항은 △지역별 모델(북미, 내수, 일반) △모터(2WD, 4WD) △인승(6인, 7인) △시트 구동 타입(릴렉션, 베이직, 스위블) △선루프(논선루프, 싱글, 듀얼)로 구분돼있다. T1 단계에서는 이처럼 여러 사항으로 구성된 차를 실제 공장에서 생산해보며 실제 양산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기아는 T1 단계를 마친 뒤 2월 중 또 한 번의 시험 생산(P2)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후 4월까지 다시 공장 생산 단계인 T2, T3를 거친다. 이후 4월 중 선행 양산(M) 단계를 통해 최종 점검을 끝내고 같은 달 본격적으로 국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기아는 이번 T1 단계를 통해 “T1용도차 제작을 통한 사양 및 설비/조립 작업성 검증을 통한 문제점 발굴 및 대책수립으로 양산 문제점 ‘0’화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4월 출시를 앞두고 양산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적용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북미용 EV9의 수출 경쟁력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기아는 지난해 12월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조지아 공장을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전환해 2024년 EV9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RA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차를 중심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만큼, 북미용 EV9이 국내에서 9월부터 생산된다면 약 4개월 이상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로 경쟁해야 하는 셈이다.
기아 관계자는 “아직 생산 단계, 양산 시점 등이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로 신중하게 출시를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