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에 따르면 와그너 용병 출신 안드레이 메드베데프는 인권단체 대표 블라디미르 오세치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와그너와의 계약 갱신을 거부한 후 생명 위협을 느꼈다”고 도망친 이유를 밝혔다.
메드베데프는 2022년 7월 6일 와그너 용병으로 계약을 맺었고, 분대 사령관으로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죄수들이 도착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매주 더 많은 죄수들이 보내졌고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메드베데프는 “우리는 총알받이로 전쟁터에 던져졌다”고 말했다. 사망한 이들은 ‘루한스크인민공화국’에 묻혔는데 러시아는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실종일 경우 유가족에게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11월이 되자 와그너그룹 소유자인 예비게니 프리고진은 계약 자동 갱신을 명령했다. 메드베데프가 이를 거부하자 구타가 시작됐다. 그는 예브게니 누진처럼 처형될 것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누진은 살인 혐의로 24년형을 선고 받고 모스크바의 한 교도소에 복역하던 전과자로, 우크라이나에 투항한 후 와그너 조직원에 의해 망치로 잔인하게 처형됐다.
메드베데프는 탈출을 결심했고 러시아와 노르웨이 국경을 넘었다. 처음 발견한 주택에 접근해 한 여성에게 서툰 영어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국경수비대 및 경찰들과 함께 이동해 심문을 받았다. 그는 앞서 핀란드 국경을 넘으려고 두 번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며 “내가 여기 올 수 있었던 건 기적”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경찰당국은 메드베데프가 현재 노르웨이에 있으며 망명을 신청했다고 확인했다.
메드베데프의 탈출을 도운 오세치킨 대표는 “우리는 그가 와그너와 계약한 걸 정당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도망치기로 했다는 건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