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미국, 일본, 프랑스와도 경쟁"
"한국, 좋은 역량으로 주어진 시간·예산 내 해냈어"
"14년간 파트너십에서 원하는 모든 것 얻어"
'한국'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의 칼둔 알 무바라크 회장이 밝힌 2009년 12월 아부다비 알다프라 지역에 건설될 예정이었던 '바라카 원전 수주전' 당시 수출 경험이 전무한 대한민국을 택한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다보스 포럼 참석을 계기로 마련된 국내외 주요 기업 CEO(최고경영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하자 칼둔 회장이 "저는 조력자"라며 14년 전 스토리를 꺼낸 것이다.
칼둔 회장은 한국의 바라카 원전 건설을 다른 CEO들에게도 소개하며 "첫째는 기술이었다. (당시) 미국과 일본, 프랑스도 경쟁했으며, 한국은 원전 수출 경험이 없었으나 데이터에 기반해 우리는 결정을 내렸다"며 "한국을 기술 파트너로,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기준으로 파트너의 혁신역량, 기술과 실행력을 평가했고, 그 결과 우리는 파트너십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었다"며 "혁신, 실행력, 엔지니어링 기술, 에너지 전환, 연구개발(R&D), 인재개발까지 14년 동안 한국을 직접 경험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바라카 원전의 성공을 보았기 때문에 지금 한다면 이는 쉬운 결정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 칼둔 회장은 "둘째는 약속과 신뢰다. 한국은 좋은 역량으로 주어진 시간과 예산 내에서 결국 다 해냈다. 한국이 어떤 점에서 특별한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평가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칼둔 회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세일즈맨으로 모셔야겠다"라고 화답했다.
UAE 중심국인 아부다비에서 약 280㎞ 서쪽에 위치해 있는 바라카 원전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한국이 최초로 수주한 해외 원전이자 중동 최조 원전이다. 사막위의 기적이라고도 불린다.
한국전력이 당시 UAE 원자력공사(ENEC)와 186억 달러(약 23조 원)에 달하는 원전 4기의 공사 계약을 체결한 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이다. 현재 1·2호기는 상업 운전 중이며 3호기는 준공, 4호기는 2024년 완공된다.
다보스 방문에 앞서 윤 대통령은 UAE 국빈방문을 계기로 16일(현지시각) 바라카 원전을 방문해 3호기 준공을 기념하고 4호기 건설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바라카 원전을 찾은 것은 2018년 3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문 이후 5년 만이다.
칼둔 회장은 "이제 곧 네 번째 원자로도 곧 상용화될 것"이라며 "수천 명의 엔니지어가 최신 원자로를 개발해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을 만들고, 효율성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국빈방문에서 우리는 300억 달러(한화 약 37조 원)라는 큰 투자를 결정했다. 좋은 국가와 좋은 경험을 했다. 우리는 한국과 원전 외에도 더 많은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 카사르 알 와탄 대통령궁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결정했다”며 300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300억 달러는 그간 UAE의 국가 간 최대 투자 협력 규모인 영국을 크게 상회하는 압도적 규모다. 앞서 UAE는 영국에 100억 파운드(약 15조 원), 중국에 50억달러(약 6조 원), 프랑스에 15억유로(약 2조 원)의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