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투잡러'는 주로 농림ㆍ어업인…"경기침체 영향"

입력 2023-01-25 15:03수정 2023-01-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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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라이더·블로거 등 신생업종 부업 많아

▲2022년 6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광장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채용한마당'을 찾은 어르신들이 취업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본업과 별도로 부업에 종사하는 취업자가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전체 부업 인구의 40%를 차지한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는 주로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0세 이상 부업 인구를 업종별로 보면, 주된 업종이 농림·어업인 취업자가 9만1000명으로 전년(8만1000명)보다 1만 명(12.3%) 증가했다. 이는 전체 고령층 부업 인구의 41.9%에 달한다.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고령층 부업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코로나발(發) 경기침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은 '농림·어업 취업자 동향과 특성' 보고서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른 산업에 종사하면서 농업을 겸하던 가구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로 주종사 분야를 농업으로 바꿔 이 분야 취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귀농 가구의 50.1%는 농업생산활동 외 경제활동을 동시에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사가 아닌 다른 경제 활동을 하는 이유는 '소득을 더 올리기 위해서'라는 비중이 84.2%를 차지했다. 이들은 일반 직장에 취업(26.6%)하거나 임시직(21.3%), 자영업(19.1%) 등을 했다.

아울러 정부의 공공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고령층 취업자가 생계 소득을 보충하기 위해 또 다른 부업 일자리를 찾아 나선 것으로도 파악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돌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부의 공공 일자리가 늘어난 보건·복지업 종사자는 3만1000명을 기록했고, 정부 일자리가 많은 공공행정업 종사자도 1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본업과 함께 부업을 하는 계층은 임금 등 근로 여건이 열악한 계층에서 주로 나타난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부업을 하는 사람들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서 "부업을 하는 사람들의 주된 일자리는 주로 고령층이나 저학력 등 취약계층과 임시․일용직, 시간제나 특수고용 등 불안정한 일자리 중심으로 분포해 있었다"며 "저숙련 취약계층, 불안정한 일자리 중심으로 소득 보충 차원에서 부업을 겸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청년층 부업 인구는 주로 학교나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고, 불안정한 시간제 일자리가 많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을 주된 업종으로 선택한 취업자도 상당했다. 전체 20·30대 부업 인구의 23.1%(2만3000명)가 교육서비스업에 종사한 가운데,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 종사하는 20·30대 인구는 각각 1만6000명, 1만 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청년층은 배달 라이더, 블로거 등 신생업종을 부업으로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5∼29세 남녀 1인 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2%가 "복수의 직업 활동을 한다"고 답했다. 부업의 형태는 앱테크, 배달 라이더, 소셜 크리에이터·블로거 등 신생업종의 부업이 86.2%를 기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지난달 발표한 '부업 근로자 추이 및 특징 분석' 보고서에서 "부업자 증가는 산업구조의 전환에 따른 고용형태 다변화, 코로나19 장기화 등 복합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면서도 "주 52시간제가 도입된 2018년 이후 주업 근로시간의 감소와 함께 부업 참가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볼 때 근로시간 단축으로 줄어든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부업을 병행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경련은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고 고용안정성이 떨어져 접근성이 높은 비대면‧플랫폼 일자리나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통해 추가 소득원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령층은 주로 임시직, 시간제 위주의 일자리에 종사하며 부업을 통해 생계 소득을 보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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