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능력개발평가(이하 교원평가)에서 교사의 신체 부위를 언급하는 등 성희롱한 학생이 퇴학 처분을 받았다.
25일 세종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ㄱ 고등학교는 17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고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 A 군에 대해 퇴학을 처분했다. 그리고 사흘 뒤 A 군에게 해당 사실을 통지했다.
A 군은 지난해 11월 교원평가에서 교사에 대해 익명으로 평가를 남길 수 있는 자율서술식 문항에서 6명의 교사에게 성희롱성 문구를 남겼다.
교육청 등은 익명이 보장되는 현행 교원평가 시스템상 학생을 찾아내는 것이 힘들다는 입장이었으나 피해 교사들과 학교가 경찰에 신고하며 상황은 역전됐다. 경찰은 조사 끝에 A 군을 글 작성자로 특정해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A 군은 퇴학 조치를 받은 날부터 15일 또는 퇴학 조치를 안 날부터 10일 이내 징계 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재심을 거쳐 최종 퇴학 처분이 나오더라도 행정 소송이나 행정 심판 등을 청구하면 절차가 더 길어질 수 있다.
피해 교원들은 본인 의사에 따라 특별 휴가 또는 공무상 병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SNS를 통해 사건을 공론화한 피해 교원 B 씨는 25일 “중증 우울장애로 6개월의 치료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알렸다.
교원평가는 현재 학생과 학부모가 온라인으로 교사의 학습, 생활지도 역량에 대한 만족도 평가(5단계 척도)와 자유 서술형 답변을 남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국 모든 초·중·고 교사(교장·교감 포함)를 대상으로 하며, 서술형 항목은 문제 단어를 필터링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다만 A 군은 단어 사이 숫자나 다른 글자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필터링을 피해갔다. 많은 교사들은 교원평가 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원평가 시스템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