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로 인해 대출로 큰 금액을 투자하기보다 소액으로 가능한 재테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품 등 희소성 있는 상품을 구매한 뒤 프리미엄 가격을 붙여 재판매하는 ‘리셀테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면서 관련 플랫폼이 우후죽순 늘고 있다.
28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리셀 플랫폼 ‘에어스택’을 출시했다. 에어스택은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은 물론 배송비까지 1건당 4000원씩 무제한으로 지원한다. 거래 과정에서 가품이 발생하면 소비자에게 구매액의 4배를 보상하기로 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대기업이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이며 리셀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 만은 아니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최근 들어 폭발하고 있다.
크림은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에서 분사한 한정판 리셀 플랫폼으로 2020년 3월 한성숙 전 대표 주도로 만들어졌다. 본격적인 성장은 서비스 시작 1년 반 이후 이뤄져 2021년 스니커즈 리셀 시장 점유율 1위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사업 카테고리를 늘려나가 덩치를 키우는 중이다.
기존 중고거래 플랫폼과 협업해 리셀시장에 진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은 지난해부터 번개장터가 직접 매입한 리셀 신상품을 판매한다. 번개장터가 운영하는 명품 편집숍 ‘브그즈트(BGZT) 컬렉션’에 입점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리셀시장 성장과 관련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1년 7000억 원 규모였던 리셀 플랫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 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1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셀시장 성장 배경으로는 적은 투자액으로 근로소득 이외의 부수입을 얻으려는 MZ세대의 투자 심리 변화를 꼽는다.
18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법원 등기정보광장을 분석한 결과 2022년 수도권 지역에 생애 처음으로 집합건물을 구매한 매수자는 2010년 관련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2022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더라도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004년 이후 처음 감소했다. 통상 가계의 자금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에서 은행 가계대출 잔액 감소는 이례적이다.
적극적으로 부동산을 구매하고 대규모 대출로 주식투자 등을 했던 젊은 층이 금리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소규모 투자로 눈을 돌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향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3고 현상’으로 인한 경제 위축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르면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열린 비상경제회의에서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위축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