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영업실적을 발표하고 컨퍼런스콜을 열어 반도체 부문의 감산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인위적 감산 여부는 세계적으로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이미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감산과 투자 축소를 발표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최근까지도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인위적 감산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반도체는 침체와 성장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이다. 통상 반도체 기업들은 수요가 부진하면 공급량을 조절하는 식으로 대응한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공급량을 조절하면 판도가 쉽게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는 이유는 수요 부진이 단기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5G, AI(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대량의 데이터 처리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되살아 날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는 올 하반기부터 업황이 반등해 2026년까지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성장률이 시스템반도체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수요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생산라인 재배치, 신규증설 지연 등 간접적인(자연적)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DS(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증권사는 1~3분기에 각각 1조~3조 원의 영업적자를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2일 오전 3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3 시리즈를 공개한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부진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의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카메라, 디자인 등을 개선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새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다만 알려진 대로 원자잿값 인상 영향으로 인해 가격이 전작 대비 15만 원가량 상승할 경우 판매 시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감산 여부와 갤럭시S23 시리즈의 흥행 여부는 삼성전자 경영상의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