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에 '뭔가' 받은 김용…유동규 측 "이재명, 개인에게 책임 넘겨"

입력 2023-01-30 15:12수정 2023-01-3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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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출석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과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찾아와 무엇인가를 받아갔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나왔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 5명의 재판을 열고 정민용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김 씨 등과 함께 기소된 남욱 변호사가 직접 신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남 변호사는 "2021년 2월 4일께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나, 유동규와 만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고 정 변호사는 함께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남 변호사가 "유동규가 '김용이 오기로 했으니 나가 있으라'고 한 게 맞느냐. 김 전 부원장이 오는 이유를 묻자 '돈 받으러 오는 것'이라고 대답한 사실이 있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정 변호사는 "맞다"고 답했다.

정 변호사는 김 전 부원장이 무엇인가를 들고 나갔다고 진술했다. 그는 "김용이 들어왔다가 얼마 후 종이가방을 받아 나가는 것을 나와 같이 본 것이 기억나느냐"는 남 변호사 질문에 "뭘 들고 나간 것까지는 (봤는데) 종이가방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 진술에 대해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부원장은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곧장 반박했다. 그러면서 "남욱과 정민용 질의응답은 전혀 실체와 맞지 않고 이미 공소제기된 기록과도 다른 부분이 있다"며 "김용 부원장 재판과정에서 모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 측근이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증언이지만 증거 효력을 얻지는 못했다. 재판부가 "검찰 주신문과의 관련성이 막연하다. 질문을 삭제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히면서다. 이날 재판은 대장동 배임 등 혐의 사건인 만큼 해당 증언이 사건과 큰 관련이 없다.

이날 유 전 본부장 측은 이 대표를 향해 비판 수위를 높였다. 유 전 본부장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을 만나 "대장동 같은 어마어마한 사업에 도움을 주고 유동규 본부장 개인이 지분을 받기로 했다면 상식적으로 약정서를 작성하는 등 지분에 대한 최소한의 장치라도 해뒀을 것인데 여기(대장동 사업)에는 어떤 안전장치도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는 그 지분이 이재명 대표의 것이어서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28일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유동규가 대장동 일당과 결탁해 비밀정보를 제공했는지 저로서는 알 수 없지만 유동규가 범죄행위를 저지르며 범죄사실을 시장인 제게 알릴 이유도, 알릴 필요도 없다"며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은 물론 유 전 본부장과도 거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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