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국내 제약사들이 반려동물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자회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급성장하는 펫케어 시장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31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펫케어 시장은 2020년 기준 17억9200만 달러(약 2조2000억 원) 규모를 기록했으며, 2026년에는 27억8700만 달러(3조4000억 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반려동물 개체 수도 꾸준히 늘어 2026년에는 1520만 마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성장세는 신사업을 고심하는 전통 제약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국내 반려가구의 88.9%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할 정도로 각별히 여겨 반려동물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어, 제약사들의 노하우를 접목시킬 수 있다.
2021년 설립된 녹십자그룹의 동물 진단검사 전문기업 그린벳은 반려동물 토탈 헬스케어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경북대 수의과대학, KH메디칼 등과 협력해 반려동물의 전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예방, 치료, 건강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한편, 반려동물용 건강기능식품을 주축으로 한 반려동물 전문 케어 브랜드 ‘파이브빈스(FIVE BEANS)’를 론칭했다.
파이브빈스는 옥수수나 밀, 쌀 등의 곡물을 사용하지 않아 알레르기를 최소화하고, 위장장애를 고려해 저자극 원료로 제조했다. 반려동물의 고질적 질환으로 꼽히는 장 건강, 호흡기 알레르기 반응, 눈 건강, 관절 개선, 피부·모질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섯 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영양학, 수의학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안전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대웅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기업 대웅펫도 지난해 12월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애니웰’을 론칭했다. 앞서 대웅제약의 스테디셀러 ‘임팩타민’을 반려동물 전용으로 개발한 ‘임팩타민펫’을 출시한 대웅펫은 ‘우루사’, ‘베아제’, ‘이지엔6’ 등 대웅제약의 브랜드를 계승해 반려동물을 전용으로 선보이면서 맞춤형 브랜드 애니웰을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올해 들어서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엔테로바이옴과 손잡고 체내 장 점막에 서식하는 아커만시아 균주를 활용해 반려동물 영양제를 개발하고 있다. 엔테로바이옴의 연구에 따르면 아커민시아는 반려동물의 비만에 대한 효과를 입증했으며, 현재 반려견 아토피에 대한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의 프리미엄 헬스케어 라이프스타일 솔루션 기업 유한건강생활도 반려동물 건기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청담우리동물병원·메디코펫과 업무 협약을 맺고 천연물 기반 반려동물 서플리먼트와 건기식을 개발·공급할 예정이다. 유한건강생활의 뉴오리진 온라인몰·매장, 스마트스토어에 더해 청담우리동물병원과 메디코펫 몰 및 오프라인 매장으로 판매 채널을 넓혀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유한건강생활은 산하조직인 유한천연물연구소를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천연물 소재를 발굴하고, 유효성분 기능성을 검중해 높은 순도로 추출하는 가공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