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투자 규모보다 50% 이상 축소”
DDR5 등 미래 시장에 대한 투자는 지속
SK하이닉스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12년 3분기 이후 10년만이다.
SK하이닉스는 1일 연결기준 작년 4분기 매출 7조6986억 원, 영업손실 1조7012억 원(영업손실률 22%), 순손실 3조 5235억 원(순손실률 46%)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증권사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44조6481억 원, 7조66억 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3.8%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43.5% 급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성장세는 이어졌으나 하반기부터 반도체 다운턴(하락 주기)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회사는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실적발표에서 밝힌 것처럼 올해 투자 규모를 2022년 19조 원 대비 50% 이상 줄인다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DDR5ㆍLPDDR5, HBM3 등 주력제품 양산과 미래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이 늘지 않아 재고는 상반기 중 정점을 기록하고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상반기 역시 다운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2023년 전체적으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IT 기업들이 고점 대비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진 메모리 반도체의 사용량을 늘리며 점진적으로 시장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CPU를 출시하고,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시장 반등시 빠르게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다운턴을 잘 극복함으로써 더욱 견고한 체질로 무장하여 글로벌 초일류 기술기업으로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서버와 PC 시장으로는 고용량 D램 제품 공급을 늘리고 성장세가 커지고 있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고객향으로는 DDR5와 HBM 등 자사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제품의 판매를 늘렸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SSD에서는 고객 확대를 통해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매출을 거뒀다.